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은행을 직접 찾아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대일(對日)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탈(脫)일본화'가 시급한 분야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특히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생애 첫 금융기관 펀드 상품 가입이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기술 국산화,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품·소재·장비 분야 국내 기업을 응원하는 민간 차원의 노력에 함께하기 위해 펀드 가입을 결정했다.
이 상품은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로, 운용 보수와 판매 보수를 낮춰 그 수익이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운용 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 공익기금으로 적립한다.
문 대통령은 가입 후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회장, 이대훈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우위를 배경으로 우리 주력 산업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보복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위상도 높여야 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거나 기술도입이 필요하다면 M&A를 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산업) 경쟁력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소재·부품·장비에서는 해외에 의존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제조업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 된다.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한 대응조치로서뿐만 아니라 우리 경쟁력을 위해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농협에서 펀드를 만들어 기쁘다. 저도 가입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미 성공한 기업이 아닌, 미래 발전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부담도 없지 않지만 판매 보수, 운용 보수를 줄여서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고 수익 절반은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아주 착한 펀드"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반드시 성공하게 해 많은 분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제2, 제3의 펀드가 만들어지도록 앞장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펀드에 사비 5000만원을 투자했으며, '장기적 투자상품'을 선택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지난 14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농협 계열사들의 300억원 기초 투자액을 포함해 310억원가량의 가입액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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