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에티오피아 양국 관계 및 지역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아비 총리는 전날(25일)부터 2박 3일간 일정으로 공식 방한 중이다. 에티오피아 총리의 방한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며,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아프리카 정상이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 각뉴 부대를 파병하여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매우 고마운 나라"라며 "한국인들은 그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을 함께 치렀던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이제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오랜 적대관계에 있던 에리트레아와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남수단 분쟁 중재에도 앞장서고 있다"며 "아프리카 내 평화 프로세스를 선도하시는 총리님의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유네스코 평화상 수상을 축하드린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우리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에티오피아가 이루고 있는 역동적인 발전과 높은 경제 성장률이 놀랍다. 과감한 개혁과 국민통합, 높은 경제 성장을 함께 이루고 있는 총리님의 리더십과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열정에 존경을 보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프리카의 중심국가인 에티오피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혈맹관계이고 많은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총리님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호협력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회담을 통해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으로 맺어진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무역‧투자 △개발협력 △환경‧산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호혜적 실질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신설될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또 한국과 에티오피아 간 통상 및 투자를 증진시키기 위해 투자보장협정 체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설립 등을 통해 투자 환경을 개선해 나갈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관세행정 현대화와 양국 간 표준 협력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애로 사항에 대해 아비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아비 총리는 양국 간 개발협력 사업이 산업인력 육성 및 과학기술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에티오피아 산업화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간 관계 개선 및 수단문제 중재 등 동아프리카 지역 평화 구축을 위한 아비 총리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상생 번영을 위한 우리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에티오피아 측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아비 총리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에티오피아 측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 아비 총리 임석 하에 외교관 및 관용·공무 여권 사증면제 협정, 아다마 과학기술대 연구센터 건립 지원사업 차관계약 등 총 5건의 문건이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에티오피아 총리와 에티오피아 대표단을 환영하는 공식 만찬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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