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지구촌 뒤흔든 덩샤오핑의 '일국양제',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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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08-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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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에 두 개의 체제 허용) 원칙이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중국 당국이 무력개입을 시사하면서 세계인의 시선이 홍콩에 쏠렸다. 특히 한국에선 중국의 무력개입이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화’를 상징했던 홍콩 시위는 이제 옛말이 됐다. 지난 25일 홍콩 경찰이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첫 실탄 경고 사격을 하고, 물대포가 등장했다. 주요 외신을 통해 공개된 시위현장 영상과 사진에는 질서정연했던 시위대의 모습 대신 비명 소리와 거리에 쓰러진 부상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12세 남자 어린이가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홍콩 경찰의 물대포 사용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고, 관영 신화통신은 덩샤오핑(鄧小平)의 말을 인용해 ‘무력개입’을 시사했다. 덩샤오핑은 ‘일국양제’ 원칙의 창립자로, 생전에 “(홍콩에)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정부가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이 당장 무력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만약 실제 중국이 무력으로 홍콩 시위대를 진압할 경우 홍콩은 금융·무역 허브의 기능을 잃게 되고, 홍콩을 수출길로 삼아온 나라의 무역경제에도 타격을 주게 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홍콩 수출액은 지난해 460억 달러(약 56조원)다. 전체 수출의 7.6%를 차지 한다. 이 중 94%가 홍콩을 거쳐 제3국으로 재수출되고, 90%가 중국으로 향한다. 즉, 한국에게 홍콩은 중국으로 향하는 관문 중 하나로, 홍콩의 수출길이 막히면 ‘수출액 1위’ 중국 수출에도 차질이 생긴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등을 근거로 중국 당국이 섣불리 무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는 10월 1일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행사 전에 홍콩 사태 해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여 무력개입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함께 강대국 대열에 올라선 중국. 중국의 ‘일국양제’에 대한 아집은 경제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총구를 겨눈 홍콩 경찰.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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