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서울 밤을 달린다. 서울시티투어버스를 타고 한강 야경을 시원하게 만난다. 더위를 날려주는 오싹한 호러 이벤트까지. 서울 밤을 즐기는 1+1 패키지다.
지난 9일 서울시티투어버스의 야경 코스를 체험했다. 야경 코스는 오후 8시경 광화문 승차장에서 출발해 마포대교부터 한남대교까지 여섯 개의 대교를 건너며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이후 N서울타워에 들러 30분간 정차하고 오후 9시30분경 광화문으로 돌아온다. 여름에는 여기에 '썸머 호러 나이트' 이벤트를 더한다.
도로 위를 달릴 때는 오픈탑 버스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다. 휙휙 슉슉 바람 소리를 실감 나게 들으며 야경을 뒤로한다. 그러나 가을이 오기 전까지는 너무 더울 수 있다. 도로 사정에 따라 버스가 느림보가 될 때는 더위에 꼼짝없이 갇힌다. 탑승객에게 주는 기념 부채로도 더위를 식힐 수 없다. 천장과 차창이 뚫려있지 않은 앞쪽 좌석에 앉아 에어컨을 쐬는 것이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썸머 호러 나이트는 N서울타워 초입에서 정차한 버스에 귀신과 좀비 분장을 한 배우들이 타서 탑승객을 놀라게 하는 이벤트다. 1차 이벤트 기간 내인 지난 7월 26일 오는 9월 1일까지 야경 코스 티켓을 예매하면 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약 10분 동안 약 3명의 배우들이 버스를 습격한다. 배우들은 탑승객 한 명 한 명 아이컨택을 하는 정성을 보이며 열연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무서워하기도 재밌어하기도 한다. 놀란 마음이 사라질 때쯤에 배우들도 퇴근한다. 방금까지 소리를 지르며 무서워했던 탑승객들도 귀신 배우들에게 손을 흔들며 다 함께 인사를 하는 것도 뜻밖의 재미다.
N서울타워에서 30분간 정차한다. 달리는 버스에서 야경을 봤다면 내 발로 걸어 야경을 만날 차례다. 탁 트인 야경을 보려면 N서울타워 안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그러기엔 길지 않은 시간이다. N서울타워 아래에서 서울 야경을 맛보고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남산에 올 때는 여섯 개의 한강 대교를 건너 돌아왔지만 남산을 떠날 때는 광화문으로 직행한다. 청계광장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투어는 마무리된다.
서울시티투어버스 야경 코스의 성인 티켓 가격은 15,000원이고 5세부터 고등학생은 9,000원이다. 서울시티투어버스 홈페이지에서 전날 오후 3시까지 예매할 수 있다. 버스는 오후 8시에 출발하는데 9월에는 30분 일찍 출발한다. 탑승은 출발 시각 30분 전부터 가능하다. 좌석은 선착순이다.
촬영·편집 이지연PD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