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기로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美임상 관건…업계 분위기는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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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8-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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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오롱티슈진, 미 FDA에 임상3상 재개 요청 소명자료 제출

[사진=코오롱티슈진 제공]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3상 임상시험 허가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업계는 냉랭한 분위기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3상 재개를 요구하는 소명자료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가 지난 26일 상장폐지 결론을 내리자, FDA 임상 허가를 이용해 기사회생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거래소는 인보사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뒤바뀐 것에 대해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심사 서류상 중요한 내용을 허위 기재·누락했다고 보고 상폐를 결정했다. 지난달 3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지 50여일 만이다.

앞으로 코스닥 시장위원회는 내달 18일까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한다. 상장폐지 결정이 나도 코오롱티슈진이 이의를 제기하면 3차 심의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3차 심의까지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은 FDA 임상3상 허가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FDA가 코오롱티슈진에 임상시험 중단을 통보하고 임상 재개 요건을 요구하자, 인보사 세포 특성에 대한 확인시험 결과와 최종제품에 대한 시험 및 품질 관리 시스템 향상 등 시정조치 계획, 제품의 안전성 평가 자료 등을 FDA에 제출했다. 통상 FDA는 30일간 검토 기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FDA가 인보사의 임상3상 재개 승인을 결정하면,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 시장위 심의에서 이를 이용해 소명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FDA가 허가를 반려하면, 임상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해 회생 가능성이 낮아진다.

업계에서는 인보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회의적이다. FDA 허가가 쉽지 않을뿐더러 설사 FDA가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재개를 받아준다 하더라도 국내에선 인보사가 재기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미 인보사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고, 인보사 국내 판권을 담당하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허가취소 처분을 집행 정지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패소했다.

또 인보사를 투여 받은 환자들은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고, 이번 상폐 결정에 따라 다수 주주 역시 줄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자와 환자 등으로부터 제기된 피소는 5건 이상으로, 총 손해배상 청구액만 500억원 규모가 넘는다. 

의료계 역시 인보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상태다.

인보사를 취급했던 한 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 이후 인보사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최근 코오롱티슈진이 미국에서 인보사와 관련한 안전성‧유효성 관련 논문이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이를 투여 받은 환자에게 향후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인보사 주성분인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은 단순히 상폐 위기가 아니라 회사의 존폐가 걸려 있는 만큼 어떻게든 미국 임상3상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FDA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90% 이상으로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계속해서 논란이 됐던 만큼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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