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라 수입 절차가 강화되는 1120개의 전략물자 가운데 반도체 소재 또한 7~9종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양사는 반도체 제조용 웨이퍼와 블랭크 마스크 등 유력 품목이 수입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가 발효되기 전이라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선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며 "거래선을 다변화하겠다는 기존 방침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측 모두 3개월치 이상의 핵심 반도체 소재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당장의 생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규제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미처 예상치 못한 품목의 수입이 어려워질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순도 불화수소를 공급하는 일본 스텔라 케미파가 지난해 10월부터 부쩍 삼성전자 측에 재고 상황을 자주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이상 조짐을 감지한 삼성전자가 협력사들과 함께 대응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서류상의 미비를 이유로 불산 수출에 제동을 건 뒤 솔벤더(단독공급사) 체제 탈피를 위해 다양한 방법론을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포토 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지난달 수출 규제가 시행된 소재의 경우 이르면 연내 국산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불화수소 생산업체 솔브레인은 다음달 제2 공장을 완공한다. 솔브레인은 올해 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공정에 자사 불화수소가 투입될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SK머티리얼즈 또한 연내 불화수소 시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 레지스트도 '탈(脫) 일본'에 한창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오는 10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포토 레지스트의 경우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업체에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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