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와 은성수… 현직ㆍ차기 금융수장의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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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장은영 기자
입력 2019-08-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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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경부 경력… 국제금융통ㆍ수출입銀 출신 공통점

  • 은 후보자, 적극적 정책 추진 속 급격한 변화는 자제할 듯

금융권에서는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놓고 현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그림자' 같다는 풍문마저 들린다. 최 위원장이 한발 앞서 걸었던 길을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뒤따르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현직·차기 금융수장의 삶의 궤적에 유사한 점이 많다.

최 위원장은 1957년 강원도 강릉에서, 은 후보자는 1961년 전북 군산에서 출생해 각각 지역의 명문고인 강릉고와 군산고에서 수학했다. 고향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둘은 각각 고려대 무역학과,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오래지 않아 행정고시 25회와 27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행시 이후 둘의 삶은 더욱 유사해진다. 둘 모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2002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최종구)과 국제기구과장(은성수)으로 만나거나, 2011년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경제관리관(최)과 국제금융정책국장(은)으로 만나는 등 협업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특히 두 사람은 관가에서 알아주는 '국제금융통'으로 꼽힌다는 점도 유사하다. 최 위원장은 미국 국제금융공사(IFC)에 파견을 나간 이후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 기재부 국제금융 정통 라인을 밟았다. 은 후보자도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투자기업국에 3년 가까이 파견을 나갔으며 이후 국제기구과 과장, 국제금융정책관,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업무관리관 등 역시 국제금융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7년부터는 둘의 이력이 본격적으로 겹친다. 그 해 3월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한 최 위원장은 7월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했다. 당시 발생한 수출입은행장 공백을 메운 것이 은 후보자였다. 이번에 은 후보자도 금융위원장으로 영전에 성공한다면 두 번이나 최 위원장의 후임 수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수출입은행 등]

이 같은 학력·경력의 유사성을 감안하면 은 후보자는 최 위원장과 유사한 시각으로 그의 금융정책 대부분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둘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수장을 맡았다는 공통점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종구 위원장이 강조한 혁신·포용금융이 문재인 정부 차원에서 제시한 비전인 만큼 은 후보자도 이와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없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가계부채 관리나 암호화폐 규제 등 최 위원장이 결정했던 정책 방향도 은 후보자가 그대로 이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은 후보자가 금융수장이 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교안 전 총리 시기 수출입은행장으로 발탁됐던 최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수장이 된 이후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와 '코드 맞추기'를 해야 한다는 금융권 안팎의 시선에 시달려왔다. 반면 은 후보자는 이 같은 시선에서 한층 자유롭다.

또 은 후보자가 전북에서 출생한 덕에 현 정권의 핵심 인사들과 공통점이 있는 것도 호재다. 학연 면에서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 후보자는 대체적으로 최 위원장과 유사한 시각에서 금융권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후보자 신분으로 금융권의 안정성을 중시하겠다는 발언을 많이 했기에 향후 급격한 변화를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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