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1957년 강원도 강릉에서, 은 후보자는 1961년 전북 군산에서 출생해 각각 지역의 명문고인 강릉고와 군산고에서 수학했다. 고향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둘은 각각 고려대 무역학과,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오래지 않아 행정고시 25회와 27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행시 이후 둘의 삶은 더욱 유사해진다. 둘 모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2002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최종구)과 국제기구과장(은성수)으로 만나거나, 2011년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경제관리관(최)과 국제금융정책국장(은)으로 만나는 등 협업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특히 두 사람은 관가에서 알아주는 '국제금융통'으로 꼽힌다는 점도 유사하다. 최 위원장은 미국 국제금융공사(IFC)에 파견을 나간 이후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 기재부 국제금융 정통 라인을 밟았다. 은 후보자도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투자기업국에 3년 가까이 파견을 나갔으며 이후 국제기구과 과장, 국제금융정책관,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업무관리관 등 역시 국제금융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최종구 위원장이 강조한 혁신·포용금융이 문재인 정부 차원에서 제시한 비전인 만큼 은 후보자도 이와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없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가계부채 관리나 암호화폐 규제 등 최 위원장이 결정했던 정책 방향도 은 후보자가 그대로 이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은 후보자가 금융수장이 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교안 전 총리 시기 수출입은행장으로 발탁됐던 최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수장이 된 이후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와 '코드 맞추기'를 해야 한다는 금융권 안팎의 시선에 시달려왔다. 반면 은 후보자는 이 같은 시선에서 한층 자유롭다.
또 은 후보자가 전북에서 출생한 덕에 현 정권의 핵심 인사들과 공통점이 있는 것도 호재다. 학연 면에서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 후보자는 대체적으로 최 위원장과 유사한 시각에서 금융권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후보자 신분으로 금융권의 안정성을 중시하겠다는 발언을 많이 했기에 향후 급격한 변화를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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