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양 사활 건 中, 무더기 정책 쏟아내…"신차 사고 가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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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8-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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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격화에 소비 위축세도 심각

  • 車구매제한 폐지, 가전제품 구매 지원

  • 중국인 10명 중 한명만 "소비 늘릴것"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소비 진작과 내수 부양을 위한 정책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미국의 각종 제재로 중국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내수 시장까지 위축될 경우 무역전쟁에 대응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지갑을 닫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소비 촉진과 유통업 활성화 등을 위한 정책 20개를 발표했다.

국무원은 "국내 소비 잠재력을 북돋고 국민 경제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13개월째 역성장 중인 자동차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눈에 띈다. 국무원은 자동차 구매 제한을 완화하고 단계적으로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지방정부가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차량을 구매하는 걸 지원하고, 중고차 유통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7.6%로 전월보다 2.2% 포인트 급락했다. 지난 4월 7.2%에 이어 연중 둘째로 낮은 수치다.

류아이화(劉愛華)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7월 소매판매가 부진했던 주요 원인은 자동차 시장 불황 때문"이라며 "7월 중 자동차 판매량은 2.6% 감소해 역성장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래된 가전을 신제품으로 교환할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스마트 가전 소비 확대를 위해 소비자가 원할 때 조건 없이 반품해주는 제도를 시행한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새로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출 지원도 해준다.

이와 함께 24시간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업을 장려하고, 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야시장과 심야 식당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내수 판매 확대를 지원하고, 휴일 소비 진작을 위한 인프라 리모델링 및 확충에도 나선다.

중국 브랜드의 해외 인지도 제고를 위해 글로벌 소비 중심 도시도 지정·건설키로 했다.

국무원은 "서비스업 등 유통 산업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재정 지원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정책 패키지로 소비 위축세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안전판으로 꼽히는 내수 시장까지 위축될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고민과 별도로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는 더 얼어붙고 있다.

인민은행이 중국 내 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소비보다 저축을 선택하고 있다는 가구 비율이 48%에 달했다. 201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를 더 늘리겠다'는 응답자는 10.5%에 불과했다.

완롄(萬聯)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수요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며 "최근 일련의 부양책과 제도는 서비스업 발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의지를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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