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차관, 해리스 대사 만나 "지소미아에 대한 美 불만 자제 당부"

美, 지소미아 종료 후 한국 정부에 거듭된 불만 표현

韓, 지소미아 종료는 한일관계 맥락...거듭된 美 우려는 한미관계에 도움 안 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된 미국의 공개적인 불만 표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28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차관은 해리스 대사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미동맹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설명하면서, 미국 정부의 거듭된 우려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22일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한국에 대한 비난수위를 ‘한일 간 신속한 이견해소 촉구-깊은 실망과 우려-지소미아 종료로 미군에 대한 위험 증가-지소미아 종료 재검토 촉구’ 등으로 차츰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메시지가 지속될 경우 한미관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만큼 해리스 대사와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차관은 이 자리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일관계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지 한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려고 한 조치는 아니라는 사실을 해리스 대사에게 설명하면서, 그럼에도 미국이 실망과 우려의 메시지를 공개적·반복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한미동맹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

특히 조 차관은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미국의 우려를 한국 정부도 충분히 알고 있으며, 미국이 한국에 실망했다는 공개적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된 만큼 이제 자제하는 것이 한미동맹을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북돋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뜻도 해리스 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 차관은 최근 독도방어 훈련(영토수호 훈련)에 대해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별로 도움이 안된다” 등의 비판을 한 데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리스 대사는 본국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겠다고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