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구는 한국보다 2.5배 정도 많지만, 제조벤처는 10배, 20배나 된다. 될성부를 기업의 수를 생각하면 우리나라와 레벨이 다르다. 이것이 지방 분권화와 지방자치단체 생태계의 힘이다. 한국도 지역 경제와 벤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 대학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29일 전남 여수에서 진행 중인 벤처썸머포럼 조찬간담회에서 제조벤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벤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벤처포럼은 행사 최초로 내륙지역인 여수에서 개최됐다. 일본 수출 규제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중심의 벤처기업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여수 포럼 개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안 회장은 간담회에서 “과거에는 지역 대학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많이 갔지만, 이제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지방 대학을 활성화시키고, 대학 중심으로 벤처생태계를 만들어 투자를 해야 한다. 일본은 먼저 그렇게 했고, 파워풀한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제주도에서 포럼을 하면 김포공항에서 서울 사람들 밖에 안 온다. 생소하긴 하지만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여수를 밀었다. 다음에는 영남 지역에서 포럼을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2벤처 붐 분위기와 함께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방 소재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을 포함해 기술개발, 인재 채용, 민간투자 등 전 분야에 있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환경을 떠 앉고 있다.
전남에서 농업용 드론을 생산하는 천풍무인항공 음영만 대표는 “이번에 통과된 추경으로 전남에 배정된 예산이 10억원이라고 들었다. 우리 회사에 필요한 자금만 해도 10억원이 넘는데, (배정된 예산이 적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지방에서는 벤처기업에 투자할 민간 투자자도 찾기 어렵다”며 “창업할 때 중국 DJI와 경쟁할 수 있겠냐는 소리 많이 들었지만, 현재 농업용 드론으로 매출 20억원을 내고 있다. 지방에서도 잘 하고 있는 벤처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제조 중심 벤처기업과 여성벤처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펀드 조성 및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제조업에도 투자가 고르게 진행돼야 생존력 높은 기업을 배출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벤처를 활성화하면 혁신의 동력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박미경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여성들이 벤처업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못 하는 것은 아직까지 성공모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성벤처들은 스케일업을 목표로 하는데,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여성벤처의 성공모델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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