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도 고정적인 수입을 바란다면 해외 부동산투자회사(리츠)는 좋은 투자처다. 적은 돈으로 괜찮은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배당금이 주기적으로 나온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는 더 인기다.
◆국내보다 선택지 다양한 해외 리츠
리츠는 부동산을 사들인 다음 임대 수입이나 매매차익을 배당금 형태로 지급한다. 은퇴자에게 알맞은 이유다. 단박에 목돈을 노리는 대신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리츠는 반기나 분기 또는 월마다 배당금을 준다. 월급처럼 달마다 돈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노상윤 한국리츠협회 연구원은 9일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기는 리츠마다 다르다"며 "포트폴리오를 잘 짜면 바라는 주기에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리츠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해외 리츠는 규모에서 한참 앞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을 보면 국내 상장 리츠는 현재 신한알파리츠를 포함해 6개뿐이다.
선진국에서는 리츠가 일찌감치 활성화됐다. 미국이 보유한 상장 리츠는 2018년 말 200개를 넘어섰다. 일본(61개)과 영국(52개), 호주(50개), 캐나다(47개), 싱가포르(35개), 프랑스(29개)가 뒤를 잇고 있다. 주요국 가운데 한 자릿수인 나라는 홍콩(9개)과 우리나라(6개)를 빼면 찾기 어렵다.
해외 리츠는 투자처도 다양하다. 흔한 오피스 빌딩이나 물류센터, 호텔뿐 아니라 헬스케어센터와 시니어 하우징, 메디컬센터까지 사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상대적으로 짧게 계약하는 주거용 리츠 수익이 나빠진다. 반면 상업용 리츠는 계약기간을 길게 잡는 편이라 경기를 덜 탈 수 있다.
투자가 한 나라에만 몰리는 것은 좋지 않다. 전 세계 곳곳에 분산투자하는 리츠 펀드가 눈길을 모으는 이유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건물에 나누어 투자하는 리츠가 경기 변동기에도 대응하기 쉽다"며 "다양한 국가 리츠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혼합형 리츠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직접투자 망설여진다면 재간접 펀드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리츠를 직접 사고팔 수 있다. 이런 리츠를 모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기는 마찬가지다. 끝으로 펀드에 가입해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직접 괜찮은 리츠를 고르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펀드로 투자하는 편이 낫겠다.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17.58%를 기록했다. 국내주식형펀드(956개)는 같은 기간 7.62%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해외주식형펀드(774개)는 16.09%로 양호했지만, 리츠에 못 미쳤다.
펀드별로 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킨덱스 다우존스 미국 리츠 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파생형)(합성 H)'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수익률은 올해 들어 24.92%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글로벌 리츠 부동산투자신탁(재간접형)종류F'가 23.65%로 뒤를 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글로벌 리츠 부동산투자신탁(리츠-재간접형)(F)'은 18.89%를 벌었다.
해외 리츠도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에 주의해야 한다. 노상윤 연구원은 "원화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상황이라면 환차익까지 취할 수 있다"며 "거꾸로 경기가 안정적이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환차손을 입는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