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은 29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미래 연구개발(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기술연구원은 그룹의 대표적인 소재∙부품 연구개발(R&D) 현장 가운데 하나다. 구 회장은 지난달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해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기술 개발과 전략 등을 논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LG의 소재∙부품∙장비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현장을 찾았다.
그는 이날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로센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책임자들에게 개발 현황과 전략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 노기수 LG화학 사장(CTO),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사장) 등이 동행했다. 참석자들은 구 대표와 소재∙부품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R&D 프로세스 혁신 등 중장기 R&D 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3세대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이 2차전지 업계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솔루블 OLED는 현재 LG가 이끌고 있는 OLED 대세와 병행해 차세대 OLED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듀폰사로부터 기술과 연구, 생산설비 등의 유∙무형 자산 일체를 인수했다. OLED 제조 시 유기물질을 진공 상태에서 가열한 뒤 증발한 상태로 패널에 붙여 제조하는 기존 증착 방식과 달리 용액 형태의 유기물질을 직접 패널에 분사해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생산 원가를 낮추고 양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메탈로센 POE는 LG화학 등 전 세계 5개 화학사가 제조 기술을 갖고 있는 메탈로센계 촉매 기술 적용 플라스틱 합성수지다. 가공성이 뛰어나고 충격강도와 탄성이 우수해 자동차 내외장재 및 범퍼의 충격 보강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방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해볼 만한 수준의 과제'가 아닌 진정으로 고객 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인 R&D 과제, 또 고객과 시장 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현장 경영은 올해 들어 본격화했다. LG의 미래 먹거리 마련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지난 2월과 4월에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된 R&D 석·박사 초청 행사인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다. 특히 4월 미국 방문 때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기도 했다.
3월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에 참석해 뛰어난 고객 가치 혁신 성과를 창출한 팀을 시상하고 격려했다. 7월에는 평택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해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관련 기술과 전략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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