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강국, 기술독립이 만든다] <이종 이식③> 장기이식 불균형 해결할 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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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9-08-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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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 이식 수술 과정(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사진=농촌진흥청]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異種) 이식' 기술이 반도체, 스마트폰 못지않은 대한민국 대표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로 품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던 돼지 연구가 생명을 살리는 이종이식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매년 증가하는 장기이식 대기자와 여기에 필요한 장기는 턱없이 부족한 문제를 해소하는데 이종이식이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이종이식 기술은 2019년 현재 미국, 뉴질랜드 등 바이오 인공장기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종이식은 세포기반 인공장기, 전자기기 인공장기와 함께 바이오 인공장기를 이루는 핵심 기술로, 한국은 이종이식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농촌진흥청-건국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에서 돼지 각막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1년 이상 면역억제제 없이 정상기능을 유지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 기술을 주도한 황성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박사는 “한국에서 연구된 이종이식 기술은 글로벌 수준이라고 감히 자부한다”면서 “각막 이식만이 아니라 췌도 세포 등 다른 이종이식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급 수준에 와있다”고 말했다.

이종이식은 서로 다른 종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특히 개발된 이종이식 기술을 사람에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동물 실험이 필수적이다. 이때 아무 동물이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첨단 생명공학 기법으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삽입한 형질전환 동물이 필요하다. 이 때 돼지를 주로 활용하는데, 인간과 장기의 유사성이 밀접하고, 형질전환이나 감염 관리 등이 다른 동물에 비해 수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질전환 돼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수 년의 시간이 걸려 병원 연구팀, 민간기업 등에서는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때 농촌진흥청 한국축산과학원이 나서 이 고민을 해결했다.

2009년 국립축산과학원은 첫 번째 형질전환 돼지 지노가 탄생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그 후대 수 백 마리가 태어났다. 지노의 후손 중 일부는 현재도 췌도 세포, 각막, 피부, 뼈 등을 영장류에 이식하는 연구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어 믿음이와 소망이를 거쳐 지금은 사랑이가 이종장기 연구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황 박사는 “국내 형질전환 돼지 생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지난 2일 통과된 첨단재생의료법 등에 힘입어 내년에는 관련 연구가 더욱 활성화돼 한국 기술이 세계무대에서 더욱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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