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만끽하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잔인한 8월’을 보냈다. 3경기 연속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 1순위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고 7실점으로 조기 강판돼 시즌 5패(12승)째를 당했다.
이번 시즌 줄곧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의 ‘괴물급’ 투구가 사라졌다.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4실점, 24일 뉴욕 양키스전 7실점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서 무려 18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1점대가 붕괴된 뒤 2.35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을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감하려던 꿈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최근 부진에도 류현진이 올 시즌 성공적인 부활을 알린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으로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해졌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류현진을 2순위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류현진이 다른 사이영상 경쟁자들과 비교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웠던 1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진 것이 치명적이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 중인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와 큰 차이가 없고,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와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에게 전세가 역전될 위기에 놓였다. 또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류현진은 투구 이닝, 승수,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을 종합해 예측하는 ESPN과 톰 탱고 사이영상 포인트에서 1위 유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은 ‘체력 한계’에 대한 지적을 상쇄시킬 수 있는 시즌 마무리가 중요하다. 사이영상과 FA 대박의 두 마리 토끼를 노렸던 류현진이 위기의 계절을 맞게 됐다. 당장 분위기 반등이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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