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021위안 올린 7.087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0.03% 하락한 것이자, 2008년 3월 이래 11년5개월 만에 최저이다.
이로써 8월 한 달간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무려 3.7%나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4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지난 5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뚫고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금은 달러당 7.20위안선 마저 위협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장중 달러당 7.15위안까지 떨어지며 2008년 2월이후 11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는 달러당 7.1850위안에 거래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웨스트팍의 프랜시스 청 전략가는 FT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저지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알프레드 쉽케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대표처 수석 대표는 “무역전쟁이 격화해 모든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은 위안화 가치 절하를 도구로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위안화 약세의 장기화를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미국이 예고한 대로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위안화 환율이 연말까지 달러당 7.3위안 수준으로 상승하고 관세율이 25%까지 올라가면 7.5위안까지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부진한 중국의 경기지표도 ‘포치 장기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10% 떨어지면, 중국 경제성장을 0.2%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7.2~7.3위안 선까지만 용인 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자본 유출과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정부가 최근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 송금과 외화채권발행 등을 제한하는 규제를 내놨다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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