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천안시의회 정족수는 총 25석. 더불어민주당이 16석, 자유한국당이 9석으로 구성됐다. 건강하게 공존하는 의회가 되겠다는 의원들의 다짐은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천안시민의 대표로 선출돼 공통된 목표를 정하고, 일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천안시의회 제225회 본회의에서 이 같은 다짐은 깨지고 말았다.
축구종합센터 건립에 투입될 예산안 때문이다. 민주주의 최전방이면서 바로미터인 지방의회는 표결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시 안건을 표결에 붙여 다수결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원론적으론 합의제다. 합의를 이루지 못할 시 표결로 진행되는 것. 합의가 선행되지 못한 채 표결에 붙여져 소속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정치적 행위는 지양돼야 할 것이다.
올해 3월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의결 당시 벌어진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의 의장석 점거 사태와 8월 현재 축구종합센터 예산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본회의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던지는 정치권이 과연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묻고 싶다.
천안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황천순 의원은 “7대 의회 때는 여‧야간 아무리 이견이 팽배해도 같이 밥도 먹으면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했었는데, 현재의 정치권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다.
맞는 얘기다. 지방의회는 지역민들의 대표자 25명이 모인 곳. 이 곳은 정당을 초월해 초당적으로 오직 지역발전과 지역민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기초의회에서 조차 정당정치 구조를 추구한다면 이는 지역적 갈등이 반목될 뿐, 시민과 지역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지방의회는 존재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합의를 위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권에 묻고싶다.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지역민들이 서로 헐뜯고 앙금을 갖는다면 어찌할 것인지.
천안시민의 이름으로 천명한다. "천안시의회는 배타적 갈등 풀고, 식구끼리 한솥밥 먹는 가족이 되길 학수고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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