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원천 기술 확보로 AWS·MS 등과 어깨 나란히... 박대연 회장의 티맥스 3사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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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9-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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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미들웨어 분야 국산화에 성공한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이 클라우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다시금 달린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티맥스의 차세대 클라우드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클라우드는 반도체를 뛰어넘는 성장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티맥스는 IT 기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앱을 개발하는 시스템(PaaS)를 만들고 있다"며 "(클라우드 원천기술을 확보해) 2030년 티맥스 계열사 매출 10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데이터베이스(DB)와 운영체제에서 각각 10조원씩 전체 20% 매출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80조원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80조원 매출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수치도 내놨다. 프라이빗·퍼블릭 등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10조원, 기업 업무용 서비스 시장과 오피스 시장에서 각각 10조원과 20조원을 예상한다. 신규 시장인 클라우드스터디에서도 20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차별화된 신규 서비스로 20조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전 세계 톱5 클라우드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박 회장의 계획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 클라우드 업계 최상위 기업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기에는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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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회장은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로 위기를 극복, 티맥스소프트, 티맥스데이터, 티맥스오에스 등 오늘날 티맥스 3사를 세운 인물이다. 지난 2003년 박 회장이 DBMS 시장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무모하다고 말렸다. 시장을 장악한 미국 오라클사에 대항하기에는 자금·기술 모든 면에서 열세라는 평가였다.

박 회장은 개발자중심주의로 이러한 문제를 돌파했다. 박 회장의 또 다른 직함은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최고기술책임자(CTO)다. 회사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기술 개발에만 힘쓰겠다는 의미다. 2019년 9월 기준 1373명에 달하는 티맥스 3사 직원 가운데 70~80%가 개발자인 점에서도 박 회장의 경영 철학이 드러난다. 꾸준한 기술개발로 티맥스의 DBMS '티베로(Tibero)'는 오라클DB와 호환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구성을 확보했고, 이내 국내 중견기업과 관공서의 주력 DBMS로 채택되기에 이른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자동차의 DBMS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대규모 DBMS 시스템 구성을 요구하는 대기업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티맥스 돌풍을 일으킨다는 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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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 3사 직원수·2018년도 매출.[사진=아주경제DB]

티맥스 3사 직원수·2018년도 매출.[사진=아주경제DB]



박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대규모 자금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개인 기업으로 운영하던 티맥스 3사의 상장계획도 공개했다.

현재 영업이익이 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티맥스소프트는 1997년 박 회장이 티맥스 3사 가운데 처음 설립한 회사다. 하드웨어(서버)와 소프트웨어(운영체제)를 연결해주는 미들웨어 '제우스(JEUS)'가 주력 상품이다. 지난해 벤처캐피탈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 주식 매각을 통해 약 4000억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제우스의 국내외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장시 기업 가치는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박 회장은 오는 2023년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오에스를 나스닥(NASDAQ)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티맥스데이터는 DBMS가 주력인 회사다. 2003년 설립된 후 국내 기업의 탈(脫) 오라클의 선봉에 섰다. 티맥스오에스는 2015년 세워진 회사다. 티맥스소프트 산하에서 '유닉스(UNIX)' 운영체제를 개발하던 '티맥스코어'가 전신으로, 현재 티맥스OS, 프로리눅스 등 '리눅스(Linux)' 관련 운영체제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있다. 설립된 지는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직원수는 507명으로 티맥스 3사 가운데 가장 많다. 박 회장이 운영체제·클라우드 기술 개발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티맥스 3사는 박 회장이라는 오너 경영인이 있지만, 서로 간 지분관계는 없다. 계열사 대신 관계사라는 애매한 표현을 쓰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지주회사 대신 이런 독특한 구조를 택한 배경에는 투자자·영업이익 등에 신경쓰지 않고 기술개발에만 집중하기 위한 박 회장의 경영전략이 숨어있다.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오는 미들웨어, DBMS 사업은 티맥스소프트, 티맥스데이터가 맡고, 초기시장진입 단계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집계되지 않는 운영체제 사업은 티맥스오에스가 맡는다. 티맥스오에스에 최대한 많은 개발자를 배치해 영업이익을 신경쓰지 않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하면 그때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의 큰 그림은 티맥스 3사의 기술을 하나로 융합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처럼 클라우드 관련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서버,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보다 DB, 미들웨어, 운영체제 등 SW가 중요한 사업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이 SW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가상머신·컨테이너 등에 있다고 평가받을 정도다. 박 회장은 티맥스 3사를 통해 DB, 미들웨어, 운영체제 기술력을 확보한 후 가상머신·컨테이너 관련 독자적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티맥스오에스는 그동안 축적해온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플랫폼 기술을 가상화·자동화 기술과 융합시킨 '통합 클라우드 스택'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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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박대연 회장은?

<경력 사항>
2008년 12월 ~ 현재 티맥스 회장
1997년 6월 ~ 현재 티맥스 CTO
1998년 1월 ~ 2007년 3월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1996년 9월 ~ 1998년 1월 한국외국어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교수
1975년 8월 ~ 1988년 7월 한일은행 전산부

<학력 사항>
1996년 미국 남가주대 컴퓨터과학 공학박사
1991년 미국 오리건 컴퓨터과학 공학석사
1989년 미국 오리건대 컴퓨터과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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