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 결과 애경그룹, KCGI,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그동안 잠재적 원매자로 꼽혀왔던 SK, 한화, GS 등 대기업 그룹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작업을 주도하는 금호산업과 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향후 본입찰까지 남은 원매자를 놓고 새로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선택의 첫째 기준은 아시아나항공의 턴어라운드를 이끌 경영 능력으로 보인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2015년에도 산업은행이 관여한 매각 과정 끝에 지금의 주인을 만났으나 결국 경영이 악화된 것과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당시 불안정했던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믿고 아시아나항공을 넘긴 산업은행이 이번에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새 주인의 조건으로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우선 강조해왔다.
애경그룹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와 그 산하 주요 계열사 6곳의 유동자산을 모두 합쳐도 1조3415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으로 거론되는 1조5000억~2조원을 마련하기 어렵다. 결국 주요 계열사 다수가 유·무형자산 등을 대거 현금화해야 인수전에서 싸울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주요 계열사의 안정적 경영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을 수 있다.
반면 막판에 원매자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당장 안정성 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컨소시엄은 미래에셋대우가 FI로 참여하고 현대산업개발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대우의 현금성 자산 1조1574억원에 현대산업개발의 유동자산 3조4074억원만 합쳐도 4조원이 넘어간다. 두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을 감안하면 인수전에서 매각 대금을 마련하느라 크게 고생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혹시나 있을지 모를 '승자의 저주'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 중에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나타난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본입찰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진행하는 중 매입의사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2분기 기준 9조6000억원에 달한다. SK 등 대부분 대기업 그룹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진성 매각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그렇지만 미래에셋 컨소시엄도 정부와 채권단에 확신을 줄만한 새 주인이라고 하기는 약간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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