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폴드 써봤습니다..."소비 요정 납시셨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의 실물이 공개됐다. 지난 2011년 소비자가전쇼(CES)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5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갤럭시폴드 체험회를 진행했다. 스마트폰이 디자인적으로 뛰어나지만 기능이 이를 따라오지 못할 경우 '예쁜 쓰레기'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갤럭시폴드는 달랐다. 외관은 세련됐고 활용도도 수준급이다. 

갤럭시폴드는 접으면 4.6인치, 펼치면 7.3인치로 4대 3 비율의 화면을 즐길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6.4인치인데 펼쳤을 때 화면을 비교해보니 차이가 컸다. 화면을 완전히 펼쳐도 중간에 접히는 부분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갤럭시폴드(사진 왼쪽)를 완전히 펼치면 7.3인치가 된다. 오른쪽 스마트폰(6.4인치)에 비해 몰입도가 더 크고 화면 확장성이 높다. [사진=임애신 기자 ]

역대 스마트폰 중 가장 크지만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 완전히 펼쳐도 성인 여성 손바닥을 넘지 않는다. 가로가 62.8mm, 폭은 15.7~17.1mm다. 접었을 때는 한손으로 사용할 수 있고, 펼치면 태블릿처럼 넓은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른 제품에 비해 두껍긴 하지만 주머니에 넣었을 때 불편하진 않다.

물리키는 제품 오른편에 볼륨키와 전원키(빅스비 통합) 두 개뿐이다. 전원키 아래에는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 별도로 지문 인식을 위한 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갤럭시폴드를 펼칠 때 자연스럽게 지문인식으로 잠금을 해지해 사용할 수 있어 편했다. 이어폰 단자는 없다. 삼성전자는 대신 갤럭시폴드를 구입하면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를 함께 제공한다.

셀피 촬영은 접거나 펼쳤을 때 모두 가능하다. 펼쳐서 촬영한 경우 화면이 크다 보니 한 가닥 나와 있는 흰머리와 모공까지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스피커와 마이크는 갤럭시폴드 상단과 하단 양쪽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음악을 들을 때 소리가 더 선명하고 사운드 균형이 잘 맞았다.
 

갤럭시폴드를 접었을 때의 모습 [사진=임애신 기자]

지난 4월 문제가 됐던 점도 보완했다. 이중 구조 힌지를 적용해 반복적으로 접고 펼쳐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힌지 상∙하단에 보호캡도 적용했다. 이는 외부 이물질로부터 제품을 한 번 더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접을 수 있는 플렉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에 합 폴리머 소재를 적용해 접고 펼 때 분리현상이 없도록 제작 공정을 거쳤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것은 갤럭시폴드의 최대 강점이다. 오른쪽 끝에서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애플리케이션(앱)을 추가적으로 불러와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동영상을 보면서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달력을 펼쳐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을 펼쳤을 때 상단 오른쪽에 위치한 카메라로 인해 화면이 일부 가려진다. 이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데, 삼성전자는 카메라 폭에 맞게 상단바를 만들어서 베젤처럼 보일 수 있게 했다. 화면은 그만큼 좁아지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더 편하게 느껴졌다.
 

갤럭시폴드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우측 상단 카메라로 인해 화면이 잘리는 게 싫을 경우 카메라 높이에 맞게 베젤을 만들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갤럭시폴드는 4235밀리암페어시(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왼쪽과 오른쪽에 탑재했다. 제품을 펼쳤을 때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아무리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했다고 해도 화면 크기가 크면 배터리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접었을 때 일반 스마트폰 화면보다 배터리 소모가 적기 때문에 화면 크기에 비례해서 배터리가 빨리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제품 출고가는 239만8000원이다. 지금까지 나온 플래그십 스마트폰 대비 2배 정도 비싸다. 고가 제품이지만 방수·방진 기능은 없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이다.

그럼에도 갤럭시폴드는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가장 근사한 제품임에 틀림없다. 여기에서 더 기술이 발전되면 어떤 제품이 나올지 벌써부터 차기 폴더블폰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