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소매판매와 설비 및 건설 투자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수출 부진도 지속됐기 때문이다.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의 증가폭이 확대된 것과 달리, 조업일수 등 일시적 요인을 감안할 때 경기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판단됐다. 7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1일) 등이 반영돼 전월(-0.8%)보다 높은 0.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7월의 생산 확대가 조업일수 증가에 주로 기인했다는 점에서 경기 부진이 완화된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KDI의 평가다 .
소매판매액이 내구재를 중심으로 감소하고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등 소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7월 소매판매액은 전월(1.2%)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0.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95.9)보다 3.4포인트 하락한 92.5를 기록했고 소비재수입 증가율도 전월(13.5%)보다 크게 축소된 2.9%에 그친 수준이다.
7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송장비 모두에서 감소폭이 축소돼 전월(-9.0%)보다 높은 –4.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특수산업용기계가 전월(-17.6%)과 유사한 –16.2%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산업 관련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건설투자는 주거부문의 부진을 중심으로 최근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7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부문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건축부문도 주거용을 중심으로 부진을 지속하면서 전월(-4.4%)보다 낮은 –6.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8월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류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8월 수출금액은 전월(-11.0%)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13.6%의 증가율을 기록한 상태다.
노동시장에서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7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월(28만 1000명)보다 소폭 확대된 전년동월대비 29만 9000명으로 증가했다.
8월 근원물가가 0.8%의 낮은 상승률을 지속한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에 따라 전월(0.6%)보다 낮은 0.0%의 상승률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위축에 공급 측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0%까지 하락한 측면이 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0%대 후반에 형성되어 있어, 일시적 요인이 소멸되는 올해 말 이후 반등할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금융시장의 경우,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원화가치, 종합주가지수 및 금리가 하락하게 된다. 8월 원달러 환율은 월 초반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한 통상이슈들이 크게 부각되면서 1200원대로 급등한 후, 이 수준이 유지되면서 전월 말(1,183.1원)에 비해 2.4% 상승한 1,211.2원을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도 전월 말(2024.6)에 비해 2.8% 하락한 1967.8을 보였다.
KDI는 또 세계경제와 관련, 주요국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위험요인도 다수 상존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하강 우려가 확대된다는 점을 경고했다. 미국, 유로존 및 중국 등에서 경기하강을 나타내는 신호가 늘어나고, 무역분쟁, 유럽의 정치 불안, 중동지역의 긴장 지속 등으로 정책 불확실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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