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로 옮겨간 홍콩 시위..."미중 무역협상 의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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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9-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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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토리아 피크 '손전등 시위' 이어 대규모 시위 계속

  • 미중 협상에 '인권조항' 추가 요청 등 국제 협조 촉구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추석 명절과 상관없이 빅토리아 피크와 라이온 록 등 유명 관광지에서 밤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주요 쇼핑몰에서도 연좌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는 14일 주요 쇼핑몰로 자리를 옮겨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추석인 중추절(中秋節) 명절이었던 전날 밤에는 빅토리아 피크와 라이언 록에서 손전등을 들고 인간 띠를 만든 채 시위에 나섰다.

빅토리아 피크와 라이언 록은 모두 도시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국제공항과 관광지, 쇼핑몰 등 국내외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을 기점 삼아 송환법 반대 입장을 강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BC 등 외신은 "시위대가 서로 손을 잡고 인간 띠를 만든 채 전등과 레이저 포인터를 비추면서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이라는 노래 등을 불렀다"며 "이 노래는 최근 홍콩 저항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의 주역으로 꼽히는 조슈아 웡은 홍콩 시위를 미·중 무역협상의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중인 웡은 13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역협상에서 '인권조항'을 추가해서 홍콩 시위를 의제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9월 중순 이후 재개될 예정인 실무자급 미·중 무역협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은 10월 초 고위급 회담 실시를 합의한 뒤 이번 달 중순 이후부터 미·중 차관급 실무 협상을 통해 합의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웡은 송환법 반대 시위에 앞서 우산 혁명 당시 겨우 17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면서 유명해졌다. 우산 혁명은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진행한 민주화 시위다.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등에 맞섰다는 의미에서 우산 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국 정부는 확산되고 있는 홍콩 시위를 경계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웡이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홍콩 시민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을 만난 데 대해, 중국 외교부가 주중 독일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주년이 되는 10월 1일 이전에 불안을 진압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시위가 시작됐다. 당초 시위 구호는 송환법 철회에 집중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추절을 맞은 13일 밤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홍콩 바위산인 라이언 록에 올라 '프리 홍콩(Free HK)'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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