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15주째 지속된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도 이어졌다.
시위 현장에는 한국 배우 김의성씨가 등장해 홍콩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15일 홍콩 시내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참가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렸다.
지난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을 공식 철회한 뒤 시위 동력이 유지될 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여겨진 날이다.
시위 규모는 지난 6월 9일 100만명, 같은 달 16일 200만명, 8월 18일 170만명 등에 비하면 축소됐다.
경찰이 행진을 불허하면서 이날 시위를 기획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 역시 시위대 안전을 위해 행진을 취소했지만, 일부 시위대는 곳곳에서 게릴라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송환법 철회 외에 △경찰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날 시위에는 배우 김의성씨의 모습도 목격됐다.
홍콩 명보는 "김의성이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진행자 신분으로 홍콩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며 김씨는 영화 '부산행'에 출연했고, 인스타그램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사진을 올린 바 있다고 부연했다.
김씨는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위의 진정한 모습을 경험하고 시민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위해 홍콩에 왔다"며 "시위는 매우 평화로웠고 현장에서도 폭력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지속됐다.
시위가 시작된 지점 근처의 세계무역센터와 퍼시벌스트리트, 헤네시로드 등의 점포는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했다.
완차이역에 도착한 시위대는 지하철역 출구 유리를 깼고, 록하트로드 인근 시위대는 우산 등으로 신호등을 훼손하기도 했다.
시위대가 어드미럴티역에서 쓰레기로 출구를 막고 역사를 파괴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물대포에 맞은 다수의 시위대가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오후 6시께부터 진압 과정에서 최루탄과 최루가스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완차이와 코즈웨이베이의 시위 현장에서도 최루탄이 등장했다.
시위대는 성조기와 영국 국기, 주요 7개국(G7) 국기 등을 들고 서방 세계의 지원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미국 의회가 발의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이 법안은 홍콩 내 자유를 억압한 사람에 대한 제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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