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에 전화를 걸어 당분간 추가 원유 생산을 보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주요 원유 시설이 가동 중단되면서 세계 원유 수급이 불균형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사우디의 원유 공급이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산유국이 산유량을 늘릴 경우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측은 일단 원유 재고량을 먼저 소진한다는 계획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우디 동부 담맘 부근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2곳이 드론 공격을 받고 불에 탔다. 아브카이크의 탈황시설은 아람코가 소유한 시설 중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을 만큼 사우디 석유 산업에서 중요한 곳이다.
국제유가에 대한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1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개장과 동시에 약 2분간 가격이 7% 이상 급등하면서 서킷브레이커(매매정지)가 발동됐다고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 외신이 전했다. 브렌트유 선물도 개장 당시 8% 이상 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가동이 중단된 시설을 복구할 때까지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미루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WSJ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아람코 IPO는 아람코 지분을 매각해 2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PIF)를 조성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당초 사우디 정부는 2016년 아람코 IPO를 발표했다. 사우디의 장기적 사회·경제 개혁인 '비전 2030'의 세부 계획 중 하나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최대 산유국으로서 경제에 타격을 받자 원유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상장 계획이 지연되면서 IPO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사우디 측은 11월 중에 성사시키겠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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