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의 대다수는 특별한 기술 없이 수십년을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해 왔기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일을 지속할 수 있을지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이들은 가능한 일자리로 기계 조작, 설비 관리 등 기존 직무와 전혀 다른 기능직이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고용센터에서 찾은 일자리는 210여가지에 달했다.
우려와 달리 인사·노무 전문가, 총무사무원, 인문·사회·자연과학 연구원 등 인문계 출신 일반 사무직들의 관심이 큰 일자리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들 중장년에 적합한 직무 관련 일자리 지원 사업을 많이 확대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올해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지원’ 사업을 74개 직무에서 213개로 늘렸다.
고용부에 따르면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대량 퇴직이 발생하면서 신중년의 고용률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이직 또는 퇴직한 신중년이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살려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신중년 적합 직무는 △신중년의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할 직무 △앞으로 새로운 일자리 수요를 예상하는 분야에서 신중년이 도전할 직무 △직업훈련 등을 받아 신중년이 다시 진입하기 쉬운 직무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올해는 기업체 인사담당자 등의 의견과 전문가의 노동시장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213개 직무로 늘렸다. 관련 예산도 지난해 86억원에서 273억원으로 3배가량 확대했다.
사업주가 신중년 적합직무에 만 50세 이상 구직자를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면 우선지원대상 기업은 근로자 1인당 월 80만원, 중견기업은 월 40만원씩 최대 1년간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우선지원대상 기업은 주로 중소기업으로 상시근로자 수가 △제조업 500명 △광업·건설업 등 300명 △도매 및 소매업 등 200명 △그 밖의 업종 100명 기준이다.
사업주는 신중년 구직자를 채용하기 전에 고용센터 사업에 참여를 신청하면 된다. 고용센터의 승인 후 신중년을 고용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송홍석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앞으로 단순 노무직 외에도 전문성을 살려 신중년이 재취업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련 협회나 다양한 홍보를 통해 사업주에게 신중년 채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