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이해할 수 없는 정권"...韓외교관, 日주간지 인터뷰서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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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9-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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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주간지 주간현대, 익명의 韓외교부 관계자 인터뷰 공개

  • "외교부, 청와대 지령 실행할 뿐…결국 희생자는 한국민"

  • "조국 임명 이해하기 어렵다...청와대의 무리한 수법"


한국 외교부 관계자가 일본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정권'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일본 주간현대(現代ビジネス·현대 비즈니스)는 지난 17일 '한국 외교관이 밝힌 문재인 정권과 외교부의 의사소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익명의 한국 외교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잡지는 '일반 주간지'로 분류되는 일본 잡지 중 세 번째로 판매 부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현대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청와대와 외교부 간 소통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외교부는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지령을 묵묵히 실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어떤 제안을 내도록 외교부에 지시하면 우리는 관습적으로 두 가지 안을 갖고 간다. 하지만 청와대는 우리가 '최악의 경우'로 판단, 고려하지 않았던 안을 내려보낸다"면서 "그런 일이 문재인 정권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외교부에서는 국익이 된다고 생각해 내린 행동이 비난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게 됐다. 청와대의 지시를 묵묵히 해내는 게 습관이 돼버렸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의 국민만 희생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17일자 일본 주간현대 온라인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주간현대 홈페이지 캡처]


이 관계자는 또 문재인 정부의 외교를 외교부가 아닌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 청와대 안에서는 누가 외교를 주도하느냐'는 질문에 "외교 안보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중요 인물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라며 "현재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문제를 문 특보에 완전히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에 약하고 스스로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 참모진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보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북한"이라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은 원래부터 종료하고 싶었고,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철거하고 싶어 한다. 미군은 한반도에서 나가달라는 게 본심"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해임에 대해서도 "이 소식을 접한 청와대 사람들은 기뻐했다"도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 개선 방안과 관련해선 "결론은 단 하나"라며 "2022년 5월 10일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가는 것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집권하는 한 한·일 관계는 호전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적어도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한일 외교 당국자들이 의사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선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 사무실에서도 조 장관의 기자간담회와 국회 청문회는 화제가 됐다"며 "한국의 외교관들은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임명 여부를 놓고 고민한 게 아니라 임명하면서 어떤 변명을 붙일지 고민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각종 의혹 및 논란에 휘말린 조 장관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을 모시며 날마다 실감하고 있지만,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는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서는 "청와대의 무리한 수법"이었다면서도 "조 장관에 대한 얘기는 모두 의혹이지 범죄로 밝혀진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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