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내달 10일께 안면인식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입찰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여권 정보부터 지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록이 담겨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된다. 인도 전역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통해 모아진 안면인식 데이터를 중앙 집중화하는 것이 이번 입찰의 핵심이다.
사실상 모든 형태의 데이터를 망라하는 '중국식 안면인식 시스템'을 표방하는 셈이다. 중국은 CCTV와 안면인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강력한 사회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중국에 설치된 CCTV는 1억7000만대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조치의 주요 목적은 치안 강화다. 턱없이 부족한 경찰 인력을 대신해 실종자 수색 등에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경찰 1인이 담당하는 인구는 724명으로 전 세계 평균보다 열악하다. 안면인식 시스템이 제대로만 구현된다면 범죄와의 전쟁에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에 있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단 인도에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률이 없다. 작년에 관련 초안이 정부에 제출됐지만 내각이 승인하지 않은 탓에 의회에서 잠자고 있다. 적절한 보호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면 남용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인도 정부의 부실한 데이터 관리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인도 정부가 추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체 정보 수집 데이터베이스인 아드하르(Aadhaar)가 문제를 일으켜서다. 아드하르는 금융 계좌부터 소득세 신고까지 모든 것을 연결하는 데이터 시스템이지만 상당수 개인정보와 데이터가 유출돼 암거래 시장에 흘러든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인식 기술이 기대보다 효율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3년간 실종된 5000여명의 아이들을 추적하는 데 있어 안면인식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국 스파이의 위협에 노출될 확률도 적지 않다. 기술적인 한계도 문제로 떠오른다. 중국식 모델을 추구하고 있지만 기술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티베트 국경의 경찰 부국장인 닐라브 키쇼르는 “범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며 안면인식은 강력한 도구"라면서도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의도가 잘못되면 오용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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