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의 첫 디저트는 100원짜리 '야쿠르트'였던 것 같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어머니께서 하나씩 내주시던 야쿠르트의 그 달달한 맛이 잊히지 않습니다. 하나로는 양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한 개만 더 달라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설탕물이 뭐가 그리 좋다고 야쿠르트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소화도 잘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기사식당 같은 곳에서 큰 바구니에 담겨 있는 야쿠르트를 볼 때면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바야흐로 디저트의 시대입니다. 초콜릿,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익숙한 디저트부터 마카롱, 티라미수처럼 이름도 생소한 디저트까지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호텔에서 나오는 아주 값비싼 디저트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저렴한 디저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디저트는 단순히 입을 만족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눈과 코, 귀를 모두 자극합니다. 어린 시절 맛봤던 그 100원짜리 야쿠르트와는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사실 야쿠르트를 디저트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화려하고 값비싼 디저트가 넘쳐나지만 아직 저에게는 그 싸구려 야쿠르트만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눈으로 봤을 때의 화려함, 입으로 들어왔을 때의 달콤함이 순간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거기서 끝입니다. 100원짜리 야쿠르트처럼 오랜 시간 기억에 남질 않습니다. 제 입이 촌스러워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야쿠르트는 저에게 제일 처음이자 가장 기억에 남는 디저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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