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1)는 지난 12일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인 ‘아널드 파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석권한 임성재는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 35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7회, ‘톱25’에 16회 진입하는 강철 체력으로 ‘아이언맨’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우승 없는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은 임성재에게 남은 아쉬운 꼬리표였다. 그는 2019~2020시즌을 새로 시작하며 “이번 시즌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둘째 대회인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총상금 66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 임성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3라운드까지 4타 차 공동 5위에 오른 임성재는 최종일 6타를 줄이는 무서운 기세로 우승 경쟁을 벌였다.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와 동타(18언더파 270타)로 결국 연장전까지 끌고 간 승부. 하지만 임성재는 연장 1차전에서 통한의 2m 퍼트를 놓치면서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를 몰아쳤다. 1~5번 홀까지 징검다리 버디 3개를 잡은 뒤 7번 홀에서 보기로 주춤했으나 8, 9번 홀 연속 버디를 낚아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임성재는 후반 13번 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했으나 14~16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몰아쳐 먼저 1타 차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을 눈앞에 뒀던 임성재는 무뇨스가 18번 홀에서 4m 버디 퍼트를 극적으로 넣어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파4)에서 계속된 연장 1차전에서 둘이 모두 그린을 놓쳤다. 임성재는 셋째 샷을 약 2m 거리에 붙였으나 결정적인 파 퍼트가 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 고개를 숙였다. 이어 무뇨스가 1m 남짓한 파 퍼트를 성공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18만8000 달러(약 14억1000만원)다.
임성재는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으나 PGA 투어 최고 성적을 거두며 “아쉽기는 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웃었다. 이어 그는 “마지막 홀 상황이 칩샷하기 어려웠는데 그래도 잘 붙였다. 다만 퍼트가 내가 본 것보다 좀 더 많은 브레이크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남긴 뒤 “연장전 자신감은 있었지만 상대 선수가 칩샷을 잘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지난해 PGA 투어 데뷔전을 치러 공동 4위에 올랐던 세이프웨이오픈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PGA 투어 첫 우승에 도전했던 안병훈도 대회 기간 내내 선두권을 지켰으나 선두에 1타 뒤진 3위(17언더파 271타)로 마감해 또 한 번 정상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김시우는 2타를 잃으며 공동 61위(2언더파 286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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