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메리츠화재를 선두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들이 반려동물보험을 내놨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는 올해 들어 고양이 전용 보험까지 선보이며 반려묘인들을 공략하고 있다.
불모지였던 펫보험 시장이 최근 들어 활기를 띠게 된 요인은 반려동물 양육인구 확대에 따른 펫보험 수요 증가에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2012년 359만 가구에서 2017년 593만 가구로 꾸준히 증가, 국내 네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동물 수 대비 보험 가입률은 0.22%로 낮은 수치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펫보험 상품 확대에 따라 보험 가입률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메리츠화재가 작년 10월에 출시한 펫보험의 경우 지난달까지 가입건수가 2만건에 달한다.
하지만 펫보험 시장이 급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 아직까지 논의가 미진한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표준수가제는 정부가 표준 진료비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동물병원의 경우 1999년 수가제가 폐지된 이후 표준가격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병원마다 진료비가 제각각 다르다. 이 때문에 보험금 측정이 어려워 보험사들은 펫보험 설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표준수가제 도입 내용을 담아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17개월째 소관위에 계류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급격히 커지다보니 펫보험이 시장성을 갖춰가고 있지만, 의료수가가 표준화되지 않아 손해율 측정이 어렵다"며 "표준수가제가 도입되면 펫보험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해소돼 본격적으로 시장이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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