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돼지고기 소비가 급증할 국경절(건국 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가격 안정을 위한 판매 보조금을 지급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민심이 악화돼 자칫 건국 70주년 국경절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3일 관영 신화통신과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은 오는 25~30일 중 1000만 위안(약 17억원) 규모의 돼지고기 판매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돼지고기 판매량이 많은 대형 마트와 슈퍼마켓에 보조금을 주고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시는 6개 대형 마트의 40개 점포에 '판매 보조금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
오는 25일부터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는 10월 1일 전까지 450t의 돼지고기 신선육을 공급할 예정이다.
허베이성 상무청은 돼지고기 1kg당 3위안 안팎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무청은 보조금 지급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업체 규모와 온라인 판매망 등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번 보조금 지급이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악화한 민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라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허베이성을 시작으로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유사한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절 연휴(10월 1일~7일)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와 더불어 연중 돼지고기 소비가 가장 많은 기간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해 서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22개 성급 지방정부의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30.2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중국 정부는 건국 70주년인 올해 국경절을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지만, 돼지고기 가격 잡기에 실패할 경우 잔치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판매 보조금 정책까지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보조금 지급은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7월까지 116만여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폐사한 돼지는 천문학적 규모다.
중국 최대 농·축산업 데이터 제공업체인 신무왕(新牧網)은 지난해 8월 3783만 마리였던 모돈(새끼를 낳는 목적으로 사욕되는 어미 돼지)이 올해 7월 2576만 마리로 31.9% 급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돼지고기 공급량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다.
톈펑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1분기까지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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