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24일 서울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상(SMA)을 시작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산 군사 장비를 많이 구매하는 국가라고 치켜세워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9차 한미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의 무기 구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서 "한국은 미국의 가장 큰 군사 장비 구매국 중 하나이고, 우리는 매우 잘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을 의식해 한국에 분담금 인상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은 터무니 없고 돈이 많이 든다"며 "한국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미국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에 50억 달러 수준의 방위비 인상을 노골적으로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최근 10년간 미국산 무기 구매 현황과 향후 3년간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이 한미동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강조했다"며 "우리 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국방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 분담금의 꾸준한 증가 등으로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등에 기여한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의 무기 국외 구매국 1위는 미국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의 '미국 2008∼2017년 무기수출 현황' 편에 따르면 미국은 10년간 한국에 67억3100만 달러(7조6000억여원)어치의 무기를 판매했다. 한국에 도입된 완성품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이는 올해 우리 국방예산인 46조원의 16% 수준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향후 3년간의 무기구매 계획에는 오는 2022년께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한 선행 조치로 한국군의 핵심능력 구비 차원에서 도입할 미국산 대형 군사 장비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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