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제협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일한경제협회(회장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와 이틀에 걸친 회의를 마치며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불매운동 관련 질문에 대해 "법을 지키는 공정한 경제 활동과 경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일부는 사회에 환원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경제인의 임무"라며 "(경제인 임무처럼) 소비자 권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좋은 품질의 물품을 좋은 가격에 사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매운동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국) 소비자들도 넓은 아량을 갖고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사서 생활을 영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사키 회장은 "불매운동으로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고, 여행 보이콧으로 한국인 방문객이 급감해 일본 지방자치단체들과 관광 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지금 왜 이런 일(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윤 회장은 "지금까지 양국 재계 관계는 과거에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탄탄했는데 최근 갈등 국면에서 소원해졌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좋은 결과를 도출했고, 이같은 양국 경제인들의 활동이 국가 관계 개선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사키 미키오 회장도 "한일관계가 대단히 어렵지만 지금까지 유지해온 매우 양호한 경제 관계가 여기서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번 회의를 개최했고, 서로 더 깊이 신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경제인회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일 재계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린 회의에서 현 양국 갈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대화를 통한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양국 정부에 제언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성명에서 "최근 양국 정치·외교 관계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면에서도, 문화·스포츠 교류 분야에서도 긴장의 연속"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양국 민관의 선배들이 쌓아온 호혜적이고 양호한 경제관계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지금까지 발전 시켜 온 경제교류의 유대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확인하고, 한일의 호혜적인 경제 관계의 유지·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외교 관계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경제 상호발전에 정치·외교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대화 촉진을 통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길 강력히 요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회의에서 오간 논의 내용과 성명을 양국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경제인들이 정치·외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는 어렵지만 서로 협력을 하면서 윈윈(win-win) 기회를 만드는 행동 자체가 양국 관계에 여러 도움을 줄 것", 미키오 회장은 "양국 경제인이 구축해온 경제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각각 언급했다.
한편 한일경제인회의는 양국 국교 정상화 4년 뒤인 1969년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취지로 시작한 이래로 한해도 거르지 않고 양국을 오가며 열린 민간 경제협력 행사다.
올해 행사는 애초 5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판결 이후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여파로 일정이 한 차례 연기돼 이달에야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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