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한 시간은 29일(현지시간) 낮 12시 35분께다. 사우디 현지 당국은 곧장 진화 작업을 시작했지만 대규모 시설인 만큼 완전 진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이번 화재로 최소 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불이 난 사우디 서부 항구도시 제다의 역사는 하라마인 고속철도가 정차하는 노선 중 하나다. 하라마인 고속철은 지난해 9월 개통한 450㎞ 길이의 중동 첫 고속철이다.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왕복하면서 사우디의 경제 중심지 제다를 압둘아지즈 국제공항 등을 지난다.
사우디 정부는 앞서 2009년 3월부터 고속철 건설에 73억 달러(약 8조8000억원)를 투자했다. 성지순례객의 편의를 위해서다. 메카와 메디나는 무슬림만 올 수 있는 이슬람의 최고 성지이자 사우디의 대표 종교 관광지다. 매년 성지순례(하지)마다 세계 곳곳에서 200여만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큰 혼잡을 빚자 인프라 개선에 나선 것이다.
더구나 이번 화재는 사우디가 외국인에게 관광비자를 처음 발급하면서 '중동 관광대국'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관광 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한편 미국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석유 시설 피격으로 사우디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0.4% 정도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석유 시설 복구 작업이 예상보다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우디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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