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다시 나온 대통령 경고... 긴장감 감도는 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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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김태현 기자
입력 2019-09-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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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은 개혁대로, 수사는 수사대로"라면서도 불안감 못 감춰

  • 일부에서는 격앙된 분위기, 다른 한편에선 "검찰이 기회 놓쳐" 개탄도

최고 검찰관청인 대검찰청과 검찰의 ‘주력’인 서울중앙지검이 있는 서울 서초동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27일에 이어 사흘만에 청와대의 경고 메시지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최소 수십만~최대 200만이 집결한 촛불시위가 열린데 이어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에 대통령의 경고 메시지가 나오면서 검찰청 전체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검찰청 안팎에서는 “개혁요구에는 충실히 따르겠다”면서도 “수사는 법대로 진행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안팎으로 입단속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되는 등 긴장감이 감도는 것은 숨지지 못하는 눈치다.

전직 검찰고위 관계자는 “피의사실 공표 등 논란이 될만한 사안은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자세는 그것 뿐이라는 점도 명백히 했다. 수백만이 검찰청 앞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각별히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또다른 전직 검찰관계자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대드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수사는 원칙대로 끌고 가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검찰은 수사로 말한다”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되 여야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중앙지검에서 진행되는 조 장관 수사는 물론 서울남부지검에서 진행되는 ‘패스트 트랙’ 수사도 형평성 논란이 없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일부에서는 노골적으로 불만스러운 표정도 적지 않게 노출되고 있다. 조 장관 수사가 끝난 뒤에 검찰개혁 방안을 실행하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지만, 수사팀은 상당히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수사가 끝난 뒤 검찰개혁을 시행하라”는 대통령의 말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왔다.

​청와대에 정면으로 반박한 주장도 나왔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검찰개혁이 뭐냐"고 먼저 반문하면서 "야당만 수사하고 여당에 대한 수사는 꺼리는 그런 검찰이면 개혁을 해야겠지만 살아있는 권력하고 싸우고 있는 검찰을 개혁하는 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이 주도한 조국 장관 수사가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굳이 그렇게까지 수사정보를 흘려 줘 정치적 논란을 자초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것. 이들은 “이미 검찰 스스로 개혁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날아가 버렸다”면서 “슬프지만 검찰은 국민들의 손으로 개혁되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라고 개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검찰의 자체 개혁방안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면서 “권력기관일수록 국민의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지난 27일에도 문 대통령은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필요하다”면서 검찰에 공개경고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조국 장관 수사팀에게 떡을 돌리는 등 대통령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청와대가 또다시 검찰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 같은 검찰의 ‘마이 웨이’ 분위기에 재차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촛불집회에 등장한 윤석열 캐리커쳐[사진=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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