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상당한 돈을 잃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5조원 이상을 코스닥에 쏟아부었지만, 많이 사들인 종목들도 수익률은 부진하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0%대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코스닥에서 5조470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415억원, 2조9396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까지 개인이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30.36%로 저조하다. 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바이오주가 급락한 탓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등이 불거졌지만 개인은 바이오주 상승을 기대했다.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 종목(헬릭스미스, 에이치엘비, 셀트리온헬스케어, 메지온, 셀리드, 에이비엘바이오)이 바이오 관련 기업이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지난달 23일에는 헬릭스미스가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엔젠시스의 임상 3상에서 일부환자가 위약과 약물을 혼용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그 후 헬릭스미스는 60%가량 떨어졌다. 올해 수익률은 -73.90%다. 셀리드와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올해 각각 -64.38%, -33.07%의 수익률을 보였다. 남북경협주, 전기차와 2차전지 관련주 등 다른 주요 테마주들도 크게 요동쳤다.
아난티는 올해 개인 순매수가 가장 많은 종목으로, 올해 수익률은 -26.93%다. 이 회사는 리조트 개발업체로,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갖고 있어 남북경협주로 꼽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테마주의 경우에는 막연한 기대감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근거를 갖고 투자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기차와 2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늘며 에코프로비엠도 주목 받았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소재를 만드는 기업으로, 올해 3월 상장 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21.84%다.
물론 여전히 바이오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영업이익은 바닥을 지나 반등하는 추세"라며 "미국에서 출시되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는 출시 1년 이내에 15% 이상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에이치엘비는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날도 16% 올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에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 덕분이다. 메지온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올해 유일하게 강세를 보인 종목이다.
헬릭스미스 임상 3상 결과 발표로 바이오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의견도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헬릭스미스의 발표로 업종 내 악재가 해소됐다"며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된 바이오주의 저점 매수를 고민해도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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