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홈플러스 강서점 축산코너에서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미술실]
식품·외식업계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소비 기피’ 심리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실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비자 판매가는 유지해 매출을 유지하겠다는 ‘고육지책(苦肉之策)’까지 세운 상태다.
1일 돼지고기 가공업체 관계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ASF)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가 문제나 원료 수급은 제조사들이 어떻게든 해결하겠다. 이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줄어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대형 제조사 뿐만 아니라 소비심리를 가까이에서 가장 빨리 체감하는 일반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첫 확인 판정 이후 돼지고기 가격 자체에는 큰 변동이 없지만, 해당 품목을 꺼리는 분위기가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돼지고기 삼겹살 100g 당 가격은 2740원이다. 전월 2380원과 비교하면 400원 가까이 올랐지만, 전년 2706원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해당 가격은 유통업체 할인 등을 반영한 실제 판매가를 평균한 값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이후 삼겹살이 ‘금값’으로 치솟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이 대두됐지만, 소비자에게는 아직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물유통종합정보센터에서도 지난달 1일부터 16일까지 돼지고기 탕박 가격은 ㎏ 당 4497원으로 전년 대비 14.2% 낮았다.
정부는 지난 28일 정오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전국 돼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해제했다. 국내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신고도 다행히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도매시장 가격도 ㎏ 당 4584원으로 발병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과거와 달리 삼겹살이나 족발, 돼지갈비 등 외식 프랜차이즈도 본사에서 일정 재고물량을 비축해 당장 가격 인상 위협은 없는 상황이다. 햄이나 베이컨 등을 만드는 가공식품업체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아직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변동은 없다. 2~3% 안에서 등락은 있지만, 평상적인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산 돼지고기 100g당 1980원을 유지하고 있다”며 “돼지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수입과 국산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냉장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 아직까지 국산 냉장 돼지고기 판매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1~2주 정도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에, 수입산 돼지고기 물량을 더 늘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소비 불안 해소를 위해 ASF는 인체에 무해하며 감염된 돼지고기는 유통되지 않으니 평소처럼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10년 말 구제역으로 인한 2011년 한국인의 육류 소비 행태를 보면, 실제로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고 닭고기나 쇠고기의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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