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지출한 이자비용은 12조95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134억원) 대비 24.5% 늘어났다. 같은 기간 28조632억원으로 13.1% 늘어난 이자수익 증가세의 두 배 가까운 성장세다.
은행 이자비용 상승을 이끈 것은 예·적금 등에 지급되는 예수금이자다. 6대 은행의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 예수금 이자는 8조3207억원으로 25.4% 늘어났다. 예수금 이자가 늘어난 이유는 고객의 은행 예·적금 가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이 앞으로도 계속 자금조달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내년 적용할 신예대율 규제 탓이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로, 100%를 넘기면 안 된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가계대출금에 15%의 가중치를, 기업대출금에 15% 차감치를 부여할 예정이다. 은행이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예수금을 늘리기에는 수익성(예대마진) 하락이 고민된다. 예수금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이자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탓이다.
실제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하락세다. 대부분 시중은행의 올해 2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0.01~0.03%포인트 악화됐다. 당국 규제를 지키기 위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손실 사태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 시중 부동자금이 안정적인 예·적금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 성장 대비 예수금 성장이 커지면 이자수익이 타격을 입고 결국 예대마진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예대율 규제의 목적은 이해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왼쪽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본사 전경 [사진=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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