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투자에 베트남 수출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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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10-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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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갈등에 글로벌 기업 베트남으로

  • 스마트폰·전자제품 앞세워 영향력 키워

미·중 무역갈등의 틈바구니에서 베트남이 고속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잇따라 옮기는 등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스마트폰, 컴퓨터, 각종 전자 부품 등 제조업 수출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모양새다.

1일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베트남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59억 달러(약 7조700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총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1943억 달러(약 233조원)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 캐논 등이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휴대폰, 전자제품, 부품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 9월까지 스마트폰 및 부품 수출액은 386억 달러(약 46조3000억원)로 베트남 전체 수출의 19.9%를 차지하는 등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컴퓨터와 부품 등 수출은 254억 달러(약 30조5000억원)로 뒤를 이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 시리즈(갤노트10·갤노트10+)가 흥행하면서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 거점인 베트남법인(SEV)과 타이응우옌법인(SEVT)의 하반기 매출과 베트남 전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해 전 세계 128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베트남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갤럭시노트10의 생산·판매 증가로 전자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 내 마지막 휴대폰 생산라인인 후이저우 공장을 완전히 철수하고 베트남과 인도를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재편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베트남에서 삼성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뿐 아니라 LG전자 역시 베트남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생산 기지를 새롭게 꾸리고 있다. 지난 4월 LG전자는 경기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아마존·폭스콘·델·샤프·크록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고, 중국의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중국' 행보가 가빠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베트남은 미국 시사전문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전 세계 기업인 7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투자선호국' 조사에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동남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에 따르면 베트남은 올해 8월까지 2만9530개가 넘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했고, 총 투자금액은 3537억 달러(약 424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한국은 베트남에 648억7000만 달러(약 77조8000억원)를 투자해 누적액 기준 대베트남 1위 투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뒤로 △일본(582억3000만 달러) △싱가포르(496억2000만 달러) △대만(318억9000만 달러) △홍콩(216억4000만 달러) 순이다. 

 

베트남의 국기.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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