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연일 대북제재 이행 강조...미중·북미협상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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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10-0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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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라이버 차관보 "대북제재 관련 중국과 협력 의향 있어"

  • 연일 강경 발언 나와..."미중협상 재개 앞두고 중국 압박"

미국 국방부가 고위 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연일 대북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과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대북제재 관련 중국의 협력을 촉구했다고 UPI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대북제재 집행, 그리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는 데 있어 중국이 우리와 협력을 좀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제재 이행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꺼이 중국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 우리가 보는 것은 중국 선박들이 스스로 제재를 집행하기보다는 제재를 집행하고자 하는 우리 병력을 미행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는 그들이 진로를 바꿔 (대북)제재 이행을 좀 더 잘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에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

이날 행사 주제는 중국의 국제적 역할 확대에 따른 전략 공유였다. 슈라이버 차관보가 세계에서 중국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지불해야 할 관련 비용이 "매우 높을 수 있다"고 경고한 이유기도 하다.

그런 상황에서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한 것은 미·중 무역협상을 앞둔 상태에서 대북제재를 미끼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은 오는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장관)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5일부터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도 진행된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멈춰있던 비핵화 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되는 것이다.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슈라이버 차관보가 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한 데는 중국은 물론 북한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슈라이버 차관보만은 아니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역시 하루 전날인 30일 한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 대북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 동시·병행적 조치를 취하는 데 준비돼 있다"며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북·미 관계 전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 안팎에서 연일 이같은 입장이 나온 것은 미국이 중국, 북한과 잇따라 협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일단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중 관계를 경계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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