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가 계속 미뤄지면서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 4일 대대적인 압수수색 직후부터 ‘조만간 정 교수가 소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한달 가까이 실제 소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만 해도 하루 앞(3일)로 다가온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구속만료 시한 때문에 월요일(30일)부터 소환설이 불거졌지만 사흘이 지난 오늘(2일)까지도 소환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2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정 교수 소환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을 뿐, 소환시점이나 공개여부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언론에서는 ‘당초 공개소환 방침이던 검찰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 차례에 걸친 청와대의 ‘경고’ 이후 검찰이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반면, 검찰이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환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증거만 명백했다면 지금까지 소환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검찰의 태도로 볼 때, 청와대의 경고 쯤에는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지지 않았느냐는 의견까지 있다.
특히, 웅동학원 교사 채용비리 등 지금까지 수사해온 사안과 관계없고, 조 장관과 직접 연결시킬 고리도 없는 새로운 혐의에 대해 최근 수사에 착수한 것을 볼 때, 검찰이 출구전략을 찾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편, 정 교수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이인걸 변호사가 2일 서울중앙지검에 나타나면서 한때 언론 취재진들이 긴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변호사 역시 '언제 출석하느냐'는 질문에 “모른다”라고만 말했을 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11시30분경부터 약 30분간 서울중앙지검에 머물다 돌아갔다.
정 교수는 자녀의 부산대 의전원 입시와 관련해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이미 불구속 기소 된 상태다. 또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증명서와 서울대 공익법센터 인턴증명서 위조 혐의도 받는다. 이와 별개로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를 통해 투자전문회사인 ‘코링크PE’를 차명으로 소유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이 이 가운데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에 대해 소환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는 이미 기소가 됐기 때문에 소환조사는 물론 압수수색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태다.
검찰 수사 가운데 ‘동양대 표창장 위조’ 부분이 비교적 수사가 진전된 사안이지만, 정작 이 사안을 구속사유로 쓸 수 없다는 점도 검찰이 정 교수 소환에 뜸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