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매각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 KDB생명의 경영현황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평균 이하였던 수익성과 건전성이 평균 수준으로 개선된 것에 가까운 탓이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투자한 원금보다 적은 매각가를 납득할 수 있을지가 매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주관사 선정을 시작으로 KDB생명 매각을 위한 일정을 공식화했다. 산은은 다음달 초 투자의향서(LOI) 접수 후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과 KDB생명의 인연은 2010년으로 올라간다. 금호그룹 구조조정으로 당시 금호생명(현 KDB생명)이 부실화될 것을 우려한 산은은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2014년에 두 차례, 2016년에 한 차례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반면 최근의 KDB생명은 경영개선 작업을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KDB생명은 지난해 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올해도 상반기까지 326억원 흑자를 내며 순항하고 있다. RBC비율도 올해 6월 말 기준 232.66%로 매각 시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KDB생명의 가치가 여전히 생보사 중 최하위권이라는 것이 문제다.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KDB생명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34%와 6.44%에 불과해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매각에 실패했던 지난 2014년 ROA(0.5%)와 ROE(10.94%)보다 낮은 수준이다.
RBC비율도 생보사 평균치인 296.1% 대비 63.44%포인트 하회한다. 보장성 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 여파로 수입보험료가 계속 줄어드는 것도 당장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조만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나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의 도입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결국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매각가가 산은이 투자한 원금보다 적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은은 KDB생명 인수에 총 65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했으며, 인수 후에도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감안하면 총 투자금액은 1조25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앞서 세 차례의 매각에서도 원매자가 나타났었으나 산은이 투자한 원금 이상의 매각가를 투자하려 하지는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 수익성·건전성 개선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회사 가치는 생보업계 최하위 수준"이라며 "결국 산은이 손실을 보면서도 팔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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