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뉴욕증시에 데뷔한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평균 5%에 머물고 있다. 뉴욕증시 간판 S&P500지수의 18% 상승에 턱없이 못 미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IPO 종목들의 성적이 전체 증시와 비교했을 때 1995년 이후 가장 나쁘다고 분석했다.
WSJ는 IPO 성적 부진에 뉴욕증시 변동성이 겹치면서 상장이 거의 멈추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가장 최근엔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사업모델과 지배구조에 대한 회의론 속에 IPO 계획을 무한 연기했다. 엔터테인먼트 업체 인데버(Endeavor)와 바이오테크 업체인 ADC테라퓨틱스도 최근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한 뒤 상장 계획을 미룬 적자 기업들이다.
당초 올해는 IPO를 통한 자본 조달 규모로 사상 최대 기록을 쓸 것으로 기대됐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158개 기업이 상장해 531억 달러를 조달해 역대 4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라면 순위를 높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팡(FAANG,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뒤를 이어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던 '펄프스(PULPS, 핀터레스트·우버·리프트·팰런티어·슬랙)' 얘기도 쏙 들어갔다.
미국 간판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는 공모가 대비 각각 34%, 46% 주저 앉으면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몸값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기업용 메신저 앱 업체인 슬랙은 상장 첫날 주가가 49%나 폭등했지만, 4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4% 떨어진 상태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팰런티어는 IPO 시기를 2022~2023년으로 미루고, 사모 투자자를 통한 자본 조달에 나섰다. 이미지공유업체 핀터레스트만 공모가 대비 44% 상승하며 간신히 체면을 살렸다.
케이티 닉슨 노던신탁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IPO 시장의 냉각은 벤처캐피털 시장의 흥분에 대한 합리적 점검”이라면서 “여전히 증시 투자자들이 기업의 펀더멘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근거”라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유니콘을 둘러싼 회의론을 불식시킬 ‘대어’로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상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우버나 위워크와 달리 최고경영자(CEO)나 기업 문화와 관련한 악재가 없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0억 달러를 넘고,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이 흑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는 내년 상반기에 공모가 아닌 직상장을 통해 뉴욕증시에 데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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