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냐 구속이냐" 조국 둘러싼 논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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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9-10-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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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지지 vs 조국 수사 요구 팽팽히 맞서는 상황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54)의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조 장관을 지지한다는 사람과 사퇴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 장관 지지파들은 지난 5일 서초동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반대파들도 같은 날 광화문에서 조국 파면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 사과와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검찰 개혁은 인권 보호를 위해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이 남용될 가능성을 막아야 하는 목표가 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정치권력으로부터 검찰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조국 지지자들 "정의 추구하러 이 자리에"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 장관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지난 5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렸다. 이들은 검찰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집회라는 점을 부각하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초역 사거리에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시민연대는 지난 21일과 2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바 있다.

이들은 서울 서초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포대로와 서초대로 네 방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초역을 중심으로 남북으로는 반포대로 교대입구 삼거리∼서초경찰서 1.1㎞ 구간 8개 차선, 동서로는 서초대로 대법원 정문∼교대역 인근 유원아파트 근처 1.2㎞ 구간 10개 차선을 차지하고 '검찰 개혁, 조국 수호'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김모씨는 "서초동 집회에 오기 위해 며칠 전부터 회비를 모았다"며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는 정의를 추구하러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이날 집회를 위해 서초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법원·검찰청 사거리까지 남쪽으로는 교대입구 삼거리까지 전 차로를 통제했으나 참가자가 예상보다 많아 통제 구간을 동쪽으로 약 500m가량, 남쪽으로 400m가량 확대했다.

◆조국 반대파들 "조 장관 일가 수사 지지"

보수성향을 지닌 조국 반대파들의 목소리도 거세지는 모양새다.우리공화당은 지난 5일 서울 서초동에서 조 장관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강모씨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검찰 정의가 우선"이라며 "검찰의 조 장관 일가 수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는 촛불 집회가 열리는 곳에서 '조국 구속'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펴들고 1인 시위를 벌이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다가 경찰의 설득에 시위를 접기도 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연대도 서초역 인근에서 검찰지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앞서 열린 집회에서 "조국 장관이 현재까지 저지른 만행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떠들었던 세력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여권이 주도한 관제집회라고 재차 비판하며 '조국 파면' 여론몰이에 박차를 가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개혁을 표방한 '조국 비호 집회'는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당이 앞장선 사실상의 관제집회"라고 비판했다.

◆조 장관 가족 수사··· 적절한가 과도한가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적절하다는 여론이 오차범위내에서 과도하다는 응답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조 장관 가족 검찰수사와 관련한 국민인식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적절하다'는 답변이 49.3%로 조사됐다. 반면 '과도하다'는 응답은 46.2%로 두 인식이 오차범위(±4.4%포인트) 내인 3.1%포인트 겨가로 팽팽하게 맞섰다.

두 인식의 차이는 오차범위(±4.4%포인트)를 벗어나지 않는 3.1%포인트였다. '모름·무응답'은 4.5%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달 24일 조사(과도 49.1% vs 적절 42.7%)에 비해선 '적절하다'는 응답이 증가한 반면 '과도하다'는 응답은 감소했다.

◆조국 동생 입원··· 심문기일 연기땐 檢전략 차질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53)가 허리디스크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심문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당초 8일 오전 10시30분 조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열 계획이었다. 법원이 조씨의 심문기일 연기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조씨의 요청대로 심문기일이 연기될 경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마치려는 검찰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당초 관련 수사를 이달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각종 의혹의 핵심에 있는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의 소환조사가 늦어진 데다 정 교수 역시 건강 문제를 호소해 조사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황석영·안도현 등 문학인 1276명 성명 발표

작가 1276명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의 완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란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자의적인 공권력의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며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촛불 민심의 명령이란 점을 확인하기 위해 서명에 나섰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성명에서 "현재 조 장관을 둘러싼 논의는 매우 혼란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조 장관과 그의 가족을 일체화할 것인가 분리해 볼 것인가, 심판관을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확인되지 않는 의혹 생산자 역할을 하는 검찰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소설가 황석영·정도상·공지영을 비롯해 시인 안도현·이시영·장석남을 대표 발의자로 한 서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진행됐다.

한편 시인 정양·이상국·이동순·함민복·이윤학·이정록·나희덕·박성우·문신·김성규·박준, 소설가 이경자·양귀자·최인석·이병천·김연수·김현경·박문구·이기호·이만교·정찬·권여선·오수연, 방송작가 송지나 등이 서명에 참여했다.

◆文대통령 국정지지도 취임 후 최저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20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9%포인트 내린 44.4%(매우잘함 26.5%·잘하는 편 17.9%)를 기록했다.

이는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문 대통령 취임이 후 최저치다. 이전 국정수행 지지도 최저치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인 올해 3월 2주차에 기록했던 44.9%였다.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2.1%포인트 오른 52.3%(매우 잘못함 40.6%, 잘못하는 편 11.7%)로, 이 역시 취임 후 기존 최고치(9월 3주차, 52.0%)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7.9%포인트로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0.8%포인트 늘어난 3.3%로 나타났다. 특히 성향별로 진보층(긍정평가 75.7%→77.0%)에서 긍정평가가, 보수층(부정평가 78.8%→80.3%)에서 부정평가가 각각 상승해 양 진영이 극단적 양상을 나타냈다. 

◆전대연, 대학로 집결··· 조 장관 파면 요구

고려대·연세대·단국대, 부산대 등 학생들이 꾸린 '전국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 집행부'(전대연)는 지난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첫 대학생 연합 집회를 열고 조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위선으로 가득 찬 조국 법무부 장관을 우리 청년들은 절대 신뢰할 수 없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을 즉각 파면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실시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흙수저는 학사경고, 금수저는 격려장학', '내가 한 말 못 지킨 자 법무장관 내려와라', '평등공정 외치더니 결과 정의 어디 갔냐' 등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5000여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마로니에 공원 앞 인도와 1개 차로에서 열린 집회에는 대학생 외에 중·장년층 시민도 다수 참석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가 열린 서울역과 광화문, 서울광장 등에 90개 중대 5천4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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