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우수한 조형성과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 디자인 문화의 교류를 위한 장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타이포잔치: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가 5일부터 내달 3일까지 문화역사서울284에서 열린다.
‘타이포잔치’는 2001년에 처음 열려 2011년부터 2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2013년 3회 타이포잔치부터는 예술감독이 문학, 도시, 몸 등 매회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비엔날레를 운영한다. 이번 6회 타이포잔치의 주제는 ‘타이포그래피와 사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물로 하는 타이포그래피, 사물의 모양을 빌린 글자들, 한 개의 사물과 타이포그래피, 사물과 타이포그래피의 여러 이야기,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물건 등 시작과 끝이 없이 순환하는 사물과 타이포그래피의 공통점에 대해 살펴본다.
글자가 유일한 재료였던 타이포그래피는 이제 그림, 사진, 기호, 움직임, 소리 등 모든 것을 재료로 삼는다. ‘2019 타이포잔치, 타이포그래피와 사물’은 만화경, 다면체, 시계, 모서리, 잡동사니, 식물들 등 총 6개의 소주제로 구성했다.
만화경 속의 색 조각들이 움직일 때마다 다른 무늬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타이포그래피도 몇 개의 글자를 움직여 다양한 모양을 만든다. 점, 선, 면 등의 요소로 원이나 삼각형을 만들거나, 블록 장난감으로 다양한 물건을 쌓아 올리고, 0에서 9로 모든 숫자를 쓸 수 있는 것처럼 글자들을 조립해 매번 다른 모양을 만들어 낸다.
다면체에서는 사물의 모양을 빌린 글자들 물방울 모양의 글자, 연기처럼 흩어지는 글자, 반짝이고 매끈한 글자 등 다양한 얼굴의 글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계에서는 여러 작업자들의 시각을 통해 시계의 기계적인 성질, 문자반의 숫자, 기호, 시간 등의 특징과 타이포그래피적 해석을 보여준다. 모서리에서는 ‘타이포그래피와 사물’을 주제로 다양한 해석과 시도를 선보인다
잡동사니에서는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물건 거리의 표지판에서 필통 속의 문구류들까지, 우리 생활 속 어디에나 있는 글자들을 소개한다. 옛날 활자, 타이포그래피 도구, 글자 모양의 가구나 장난감, 글자 비누, 학습 도구, 놀이 도구 등 다양한 물건들을 수집하고, 분류한다.
식물들에서는 새로운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베리어블 폰트를 소개한다.
최봉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문화”라며 “산업의 문화화, 문화의 산업화가 필요한 가운데 이번 타이포그래피 잔치도 이 같은 일환으로 열리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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