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육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지난달 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직업·출신학교·경제력 등 부모의 특권이 자녀에게 대물림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다는 지적에 응답자의 84.2%가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특성별로는 전 지역·나이·성별에서 ‘공감’ 응답이 다수로 나타난 가운데, 40대가 92.5%, 19~29세가 91.0%로 특히 공감 비율이 높았다. 실제로 불평등을 체감하는 계층인 20대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계층인 40대 대다수가 공감했다.
우리나라의 현 교육제도가 부모의 특권을 자녀에게 대물림하는 정도가 어느 정도로 심각하냐는 질문에는 ‘심각함’ 89.8%, ‘심각하지 않음’ 9.4%, ‘잘 모름’이 0.8%였다. 전 지역·나이·성별에서 ‘심각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40대의 무려 96.7%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국민 대다수가 특권 대물림 교육 문제를 공감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가운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교육개혁 방향인 대입제도 개편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수능 정시 확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 등 대입제도 개선은 충분하냐는 질문에는 ‘불충분’이 51.8%, ‘충분’이 28.7%로, 국민 10명 중 5명은 대입제도를 개편하는 것만으로는 특권 대물림 교육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인식했다.
특권 대물림 문제 완화 방안으로 ‘대학 서열화 해소’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이 70.0%, ‘고교 서열화 해소’에 대해서는 ‘찬성’이 68%로 고교와 대학 서열화 해소에 국민 10명 중 7명이 찬성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구본창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정책국장은 “대입개혁에 대한 입장만 내놓아서는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는 특권 대물림 교육이 중단되지 않는다”며 “80%의 국민이 소외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의 단기 계획 일환으로 다음 달 중 13개 대학의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고교서열 해소를 위한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015명이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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