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장주식 투자에 유리해진 환경
7일 금융투자업계와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크라우드펀딩 시장 확대, 낮은 금리 등이 비상장주식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금융을 추진해 대규모 모험 자금을 키울 방침이다. 운용사가 성장지원펀드를 설정할 경우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개별펀드의 동일 기업 투자한도(20~25%)를 없애고, 5000억원 자펀드의 경우 1000억원까지 동일기업에 투자가 가능했던 것을 최대 5000억원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는 제 2의 벤처붐 확산을 위해 올해 3조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내년까지 스케일업 펀드를 12조원 규모로 만들 예정이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벤처 기업 자금 조달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다.
지난 6월에는 코스닥 상장 기준 요건도 완화했다. 중소기업부가 선정한 20개 분야 4차산업 업종과 기술·성장성 특례로 상장하는 바이오기업에 대해서다. 정량적인 요건보다 정성적인 기준으로 심사해 상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 하는 조건도 함께 완화했다.
벤처·스타트업은 발행한 이익을 배당보다는 성장에 재투자해야 하고, 주식 유통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이 컸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원활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춰준 것이다.
정부는 벤처 자금 조달을 위한 창구로 크라우딩 펀드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크라우딩 펀드는 크게 기부·후원형, 대출형, 증권형 총 3가지로 나뉘는 데 이번에 대출형과 증권형에 대해 규제를 풀었다.
위험도가 높은 스타트 기업 투자의 경우 개인 투자자 한도를 1년 500만원으로 제한해 왔지만 연간 1000만원(동일 기업 최대 500만원)으로 높여준 것이다. 또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에 증권형으로 투자할 경우 소득 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도록 세법이 개정됐다.
크라우드펀딩 투자는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에의 출자'로 구분되며, 3000만원까지 100%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연소득 6000만원인 투자자가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에 100만원을 투자하면 약 24만원을 연말 정산에서 돌려받는다. 올해 정부는 적격투자자 범위도 넓히고 업종도 확대했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도 비상장주식에 투자 심리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이른바 '금리사냥(일드헌팅)' 현상이 심화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낮음 금리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 주목할 만한 비상장주식은
물론 무턱대고 비상장주식에 투자를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비상장주식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평가·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투자자들을 위해 특례 상장 가능성이 있는 장외기업과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K-OCT)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먼저 특례 상장 가능성이 있는 장외 기업으로 컬리, 신세기건설, 파킹클라우드가 이름을 올렸다. 테라핀테크와 야놀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특례 상장을 추진했던 14개 기업의 공통점을 가진 기업들이었다.
지난해 특례 상장을 추진했던 기업들은 총자산 범위가 150억원 이상이 많았고, 매출 성장률이 50% 이상이 과반이었으며 순이익이 적자를 기업하고 있는 회사들이었다.
염동찬 연구원은 "2016년 이후 재무 자료가 존재하고 자산총계 150억원 이상 가운데 2016년 매출액이 10억원 이상이면서 이듬해에는 50% 이상, 지난해에는 100% 이상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하고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으며 대기업의 100% 자회사가 아닌 기업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례 상장에 대한 요건이 완화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OTC 업체 중 상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는 코캄, 두원중공업, 매일방송이 꼽혔다.
염 연구원은 "카페24와 파워넷, 웹케시 등 K-OTC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2018년 이후 녹록치 않았던 코스닥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여왔다"며 "이들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