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의 신경세유표 12-27] 무궁화는 가고, 개나리·진달래는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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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입력 2019-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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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으로 뒤덮인 '애국가'와 '무궁화'

  • 무궁화 국화 부적격론 비등

  • 한국 자생꽃 개나리·진달래·미선나무 등 나라꽃 후보 15선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백성이 스스로 입법할 권리가 있다(民自權立法)" <다산(茶山) 정약용>
"국민이 스스로 진짜 애국가와 나라꽃을 선정할 권리가 있다." <문협(文俠) 강효백>

"무궁화는 천박한 자질에다 처지고 활기도 없어 빈골짜기에 버려지리." <다산 정약용>
"200년만에 다산의 예언이 실현되는가 다산과 백범의 맥을 잇는 스마트민족주의 21세기 新실학자." <문협 강효백>


◆고사리 거목같은 애국가와 무궁화

대만에 장기체류하던 시절이다. 어느 몹시 무덥고 습한 여름 날, 필자는 대만 최남단에 위치한 관산(關山)을 등산했다. 관산 기슭에는 품종 미상의 열대 거목들이 밀림을 이루고 있었다. 후일 영화 '아바타'에서 본 신비한 나무를 그때 미리 만났다는 느낌이었다. 경외감이 들 만큼 멋진 거목 한 그루를 발로 툭 한번 건드려 봤다. 웬걸, 순식간에 맥없이 쓰러졌다. 나무가 아니라 고사리였다.

속았다는 배신감(?)에 주변의 고사리 거목들을 손으로 발로 툭툭 건드려 쓰러뜨렸다. 통쾌했다.

거짓과 우상은 고사리 거목 같은 것, 당연하게 사실로 믿어온 그 모든 것에 툭 한번 건드려 보듯 의문을 제기해 볼 때,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학문은 세상 모든 마침표를 물음표로 바꾸는데서 시작한다. 대만 장기체류 시절 획득한 최고의 깨달음이었다. 이후 툭 한 번 건드려 보는 거, 필자의 습관이자 취미이자 특기가 됐다.

[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지난 8개월간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적이고 경외감이 드는 노래(애국가)와 꽃(무궁화)을 툭 한 번 건드려 보았다. 작사자와 작곡자 모두 종일 매국노, 특히 애국가 가사는 종일매국·국토참절·일본찬양으로 이루어진 '거짓과 우상의 밀림지대'였다.

세계 210개 국가(國歌)중 자기 나라를 해 아닌 달로 비유하거나, 자국의 영역을 구체도량단위(3000리)로 제한하거나, 특정꽃(더구나 외래종)이 나오는 예는 한국 애국가가 유일하다. 그 꽃이 국가의 모든 국가상징을 지배하고 있다.

무궁화가 우리나라 비공식 나라꽃이기만 하면 노년의 황금빛 벼이삭 같은 세월, 240일을 불살라 보내지 않았다. 국화·국가·국장, 대통령 휘장, 무궁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뱃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한국의 무궁화처럼 193개 유엔회원국은 물론 한 국가의 거의 모든 국가상징을 독점지배하는 사물은 전무후무하다.

태극기 하나만 빼놓고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국가상징을 지배하는 '왜국화'인 무궁 참담한 현실 앞에 어찌 한낱 꽃과 노래 괴담으로 눈감고 참고 지나칠 수 있는가?

지난 8개월 필자는 얼핏 보면 팔자 편하게 노래와 꽃 이야기만 해왔다. 그러나 천학 비재한 학식과 재능을 불굴의 노력으로 상쇄하려고 밤낮을 잊고 집중했다. 융복합 인문사회과학 방법에다 새롭게 식물학·원예학·지질학 등을 공부해가며 자연과학 접근법까지 동원했다. 이른바 쌍끌이 기선 저인망 어로식 훑어보기 등 별의별 방법론을 총동원해 발견한 새롭고 놀라운 사실을 목숨 걸고 한 글자 한 문구 피로써 기록하려고 애써왔다. 우리 함께 진짜 우리나라 노래와 꽃을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성경엔 샤론의 장미도 무궁화도 없다.

무궁화에는 ‘일본’과 ‘조작’ 아닌 게 없다. 심지어 무궁화 영어 이름까지 신비한 종교적 색채가 덧씌워져 있다. 국내 대다수 무궁화 텍스트는 무궁화를 서양에서는 '샤론의 장미(Rose of sharon)'로 부르며 성경에도 샤론의 장미가 무궁화의 의미로 나온다고 적혀있다.

국내 일부 개신교 목회자들은 무궁화가 성경 속 ‘샤론의 장미’가 맞다며, 무궁화를 국화로 삼은 우리 민족이 오래 전부터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들’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민감한 종교와 관련된 소재라 조심스럽게 두 가지만 지적하겠다.

첫째, 모든 서양국가에서 무궁화를 ‘샤론의 장미’라고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무궁화를, 영국·호주에서는 상록수인 ‘서양금사매’를 '샤론의 장미'라고 부른다.

둘째, ‘샤론의 장미’ 라는 표현은 성경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성경에서는 “샤론의 수선화” חבצלת השרון라는 말이 딱 한번 나온다.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아가서 2장 1절)”에서.

성경에는 샤론의 장미가 나오지 않고 샤론의 수선화만 있다. 샤론의 장미는 미국식 영어로 무궁화를 뜻할 뿐, 성경과 무궁화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무궁화 이름 자체가 '무쿠게(むくげ, ‘ムクゲ’ )' 팽창을 뜻하는 일본식 한자어다. 개나리·진달래·민들레 등등 순수우리말 이름이 없는 꽃이다. 한민족 고유의 나라꽃이라는 무궁화, 그야말로 영락없는 외래종(일본 도입종)이라는 사실이 이런 데서 드러난다. 나라꽃으로서의 정통성과 정당성이 없으니 환단고기류의 위서에 나오는 환화나 천지화가 무궁화라니, 성경 속 샤론의 수선화를 샤론의 장미로 오역하고 다시 사론의 장미가 무궁화라고 하는 둥 거짓과 조작 억지가 빙의되는 것이다.

◆잊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무궁화 국화 부적격론

잊어버린 것 외에 새로운 것은 없다. 무궁화의 나라꽃 자격에 회의를 품은 선배 학인들이 있었을까? 해방 이후 현재까지 접근가능한 온·오프라인의 모든 문헌과 자료를 샅샅이 전수분석했다. 무궁화의 국화 자격 시비는 지금부터 63년전 1956년 2월 며칠간 '반짝' 존재했다.

화훼연구가 조동화(趙東華) 선생이 한국일보(1956.2.3.)에 무궁화 부적격론을 제시했다.

①무궁화는 38선 이남에 주로 재배하는 꽃으로 황해도 이북에서는 심을 수 없는 지역적 한정성이 있으며, ② 원산지가 인도임으로 외래식물이며, ③ 진딧물이 많이 붙고 단명허세(短命虛勢)하며, ④모든 꽃들이 움트는 봄에도 피지 않고 품격도 빈궁하며 가을꽃 중에서도 제일 먼저 시드는 실속없는 식물이다.

그러자 닷새 후 저명한 식물학자 이민재(李敏載) 서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가 조동화의 의견에 적극 동조했다.(조선일보 1956. 2. 8)

이민재 교수는 무궁화는 국화로서 적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궁화가 국화로 지정된 일도 없고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일이 없는 꽃이라고 못을 박았다. 진달래를 새 국화로 추천하면서 국화가 될 만한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①우리나라 원산종으로 민족을 상징할 수 있을 것 ② 국토 전역에 분포하고 있을 것 ③민족과 더불어 역사적 애환을 함께했을 것 ⑤되도록 다른 식물보다 이른 계절에 필 것 ⑤ 꽃 모양과 이름이 아름다울 것이 그것이다.

얼마 후 당시 야당, 민주당 민의원이었던 주요한(朱耀翰, 1900~1979, 시인, 언론인, 정치가)도 목소리를 보탰다 (조선일보 1956. 2. 28). 그는 무궁화 대신 다른 꽃을 국화로 삼는다면 진달래보다 개나리를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진달래는 정열적인 대신에 번뇌상(煩惱相)이 있는데 개나리는 오직 명랑하고 쾌활하고 한가지에 줄줄이 종기종기 의좋게 피어나는게 합심협동의 정신을 가르쳐 주는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봉선화 도라지꽃과 버들꽃도 국화 후보로 추천했다.

이런 이치에 맞는 무궁화의 국화 부적격론에 대해 반론의 제기가 일절 없었다.

1961년 5월 16일 무궁화 이름의 두 딸의 아버지 박정희의 군사 쿠테타가 일어났다. 5·16쿠테타에 성공한 박정희는 관변단체 국민재건운동본부를 설립 유달영(柳達永, 1904~2004) 서울대 농대교수를 본부장으로 위촉했다.

박정희-유달영 팀은 한반도 전역에 그 많던 무궁화 나무들이 일제의 수난으로 없어졌다는 허위사실을 날조 유포했다. 일본의 무궁화 품종을 도입, 복제 품종명까지 '표절'해 국내종으로 둔갑시켰다. 예를 들면 일본대표 무궁화 '히노마루'를 한국 대표 무궁화 '신태양'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런 무궁화 보급을 위한 관변단체를 설립, 각 학교마다 관공서 중앙과 입구에 무궁화들을 이식했다. 

그리고 유달영과 그의 제자 염도의 등의 관방학자들의 무궁화 국화유지론이 난무했다. 1956년 2월의 무궁화 국화부적격론에 대한 뒤늦은 반격이 주를 이루었다.

① 옛날에는 많았으나 한반도 지각변동으로 희소하게 되었다. ② 단군조선의 수도 아사달(하얼빈 또는 백두산)에도 피었다. ③오늘날 홋카이도나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피므로 북한에서도 불가능하지 않다. ④이미 토착화된 식물로 원산지 따질 이유 없다 ⑤100일 동안 한 나무서 수천송이 피고 지는 ‘생명력’이 있다.

이 얼토당토않은 반론에 대해 변변한 재반론을 찾을 수 없다. 필자가 대신 짤막하게 재반론 해본다.

①과 ②, 무궁화가 단군조선의 수도 아사달인 하얼빈이나 백두산 설산빙벽에도 만발했다는 둥, 한반도 지각변동으로 없어졌다는 둥. 무궁화를 '히비스커스 공룡'으로 만들어 버린 황당무계에 더 이상의 논평을 회피한다.

③무궁화의 재배가능 북방한계선을 단순하게 위도만 내세우고 있다. 홋카이도에는 북태평양의 쿠로시오 난류가 흐르고 캐나다 서남부 밴쿠버에는 태평양 난류가 흘러 냉대기후여야 할 위도임에도 불구하고 온대기후가 형성된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④무궁화는 한국에 토착화된 식물이 아니라 구한말 이후 일본에서 이식됐다. 지배층의 보급운동으로 유지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상징을 독점 지배하다시피하는 꽃인데 원산지 따질 이유 없다는게 말이 되는가?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한국이 원산지 식물은 개나리를 비롯 69개종이 된다.

⑤ 무궁화 예찬 일본 문헌을 그대로 직역 일본을 한국으로만 바꾼 내선일체식 세뇌주입, 한나무서 오랫동안 피고 지는 생명력은 이본이 무궁화를 사무라이 지배엘리트 층의 얼로서, 혼네(속마음)의 진짜 나라꽃으로 숭상하는 이유다.

그 무시무시한 시대의 무거움에 주눅 든 탓일까. 유신독재와 신군부독재의 여운이 너무 길게 오래 계속되고 있다. 기라성같은 식물학자 원예학자 전문학자들과 대가 석학 강호제현 모두 말을 잊었는가. 군사정권이 종식되고 이른바 문민정부가 시작되고 21세기 대명천지 세상이 되었는데도, 강산이 여섯 번 바뀌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이렇다 할 무궁화 국화 자격에 대한 회의론을 찾을 수 없다.

무궁화에 진딧물만 꼬이는 게 아니었다. 국내무궁화 텍스트 저자들은 어용관변학자와 동화작가나 번역가만 있을 뿐, 정상적인 전문학자는 찾을 수 없다. 권력층의 입맛과 주문에 따라 일본 무궁화 품종의 도입과 복제와 무한 복제와 인문사회지식으로 무궁화를 날조해왔다. 그들이 기댈 곳은 일반 국민의 무관심과 잘못된 상식의 관성의 법칙뿐이다.

◆개나리·진달래·미선나무 등 새 나라꽃 후보 15선

[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백화제방(百花齊放), 온갖 꽃이 만발한다는 뜻이다. 한편 수많은 학설이 자유롭게 발전하며 발표되는 모습을 말한다. 모든 학문이 골고루 발전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학문의 자유다.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지 못하면 누구나 자신의 주장이나 이론을 발표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주권자 국민의 한사람 필자는 새로운 진짜 나라꽃을 선정하고자 한다. 필자가 든 나라꽃 자격 기준은 다음 다섯 가지 특성이 꽃에 충만하게 배어있어야 한다.

① 지리성: 으뜸은 원산종, 버금은 자생종, 딸림은 국토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가능한 꽃.
② 역사성: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신화, 역사, 문학과 예술에 중요한 지위와 역할을 차지하는 꽃
③ 친숙성: 국민 대다수가 좋아하고 국민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꽃
④ 상징성 :국가와 민족의 특징과 전통을 대표할 수 있는 꽃이거나 세계적으로 희귀한 특산종
⑤ 민주성 :위에서 아래로의 일방적 지정이 아닌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선정한 꽃


다음은 이런 나라꽃 기준에 따라 필자가 선정한 대한민국 진짜 나라꽃 후보 순이다. 객관 8, 주관 2 비중으로 선정하려고 노력했다. 그저 참고용 샘플 정도로 일견해주시길 바란다.

1위, 개나리(Forsythia koreana)
원산지 한국, 영어 명칭은 'Korean goldenbell tree'(한국황금종나무). 개나리는 원산지, 학명, 영어명칭 모두 ‘코리아’인 유일한 꽃나무이다. 무궁화와 정반대로 개나리엔 한국만 있을 뿐 일본은 없다.

봄이 되면 노란꽃을 활짝 피우는 개나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 봄꽃이다. 개나리 없는 봄을 상상할수 없듯이 그만치 개나리는 진달래와 함께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다. 개나리는 우리 민족과 사연도 많고 인연도 깊은 꽃이다.

중국의 영춘화(迎春花)와 일본의 렌교(連翹)와 다른, 한국만의 특산종 원산종 자생종이다. 그래서인지 수십여개의 언어판이 있는 위키피디어 개나리 항목에는 한글판과 영문판만이 있다. 개나리는 20세기 전반에는 함경북도 청진 이북에 자생하지 않았으나 지구 온난화로 지금은 함경북도와 남만주 지방에도 자생하고 있다.

개나리의 나라꽃 자격에 최대 걸림돌은 꽃 이름이다. 흔히들 사람들은 개나리의 ‘개’가 개살구처럼 낮춰 부르는 B급 또는 乙급 ‘개’라고 생각한다. 좀 더 심한 경우는 개나리의 ‘개’가 ‘견犬dog’으로 욕설로 여긴다.

하지만 사실 그게 아니다. 개나리의 ‘개’는 야생, 노랑, 자연, 맑게 개임(부안군 하서면 복용리 개나리 마을 전설: 이 마을의 원래 이름은 청일리(廳日里)였는데 효성이 지극한 아들에 오랜 장마를 맑게 개이게 한 전설로 개나리가 되었다), 또는 '열 개(開)'의 뜻이다.

즉 개나리의 이름은 새로운 세상의 봄을 열고 오는 꽃이라는 뜻이다. “희망, 달성, 이른 봄의 감격, 깊은 정”, 모든 꽃들의 꽃말 중에서 가장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개나리의 꽃말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리하여 필자는 트로이왜꽃 무궁화를 하루빨리 퇴출하고 원산지 학명 영어이름 모두 ‘코리아’인데다가 희망과 달성의 밝은 꽃말을 지닌 개나리를 새로운 대한민국 밝은 미래를 여는 진짜 나라 꽃으로 강력추천한다.

2위, 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영어로는 'azalea' 또는 'Korean rosebay'라고 한다. 한국·중국·일본·몽골 북부·우수리 등지에 분포하고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주화 연길시 시화이자, 경기도 수원시의 시화이다.

진달래는 한국 원산종은 아니지만 민족정서에 친근하고 아름답고 한반도 전역에 자생한다. 진달래는 조선시대 편찬 4대 사서인 『고려사』 6회, 『고려사절요』 1회, 『승정원일기』 7회, 『조선왕조실록』 15회, 모두 29회나 나온다. (반면 무궁화는 불행과 단명의 상징으로 단 1회 게재, 연산군 일기 10년).

진달래는 우리 역사의 정사나 야사 할 것 없이 자주 출현해왔고 상하귀천, 남녀노소 없이 모든 계층의 사랑을 받아왔다. 진달래는 무궁화와 달리 벌레가 생기지 않고 건강한 꽃으로 화전 등 음식으로 즐겨 먹었으며 예로부터 참꽃으로 불려왔다.

진달래는 많은 사람이 새 국화 후보 1순위로 밀고 있는 꽃답다. 그러나 진달래는 개나리처럼 한국의 원산종이 아니고 한국만의 특산종이 아니라는 게 나라꽃 자격으로는 2%쯤 부족하다는 필자 개인 생각이다. 참고로 진달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고향 나가토(長門)시의 시화(市花)이자 일본 쓰시마와 큐슈 북부에도 자생하는 꽃나무다.

3위, 미선나무(Abeliophyllum distichum)
세계적으로 희귀한 한국 원산종이다. 중부지방에 볕이 잘 드는 산기슭에서 드물게 자란다. 이른 봄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데 개나리 꽃과 닮은 꽃이 모여 피며 그윽한 향기가 난다. 나무 이름은 열매가 옛날 임금 곁에 시녀들이 부쳐 주는 부채, 미선(尾扇) 모양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됐다.

환경부는 미선나무를 보호 야생식물로 지정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괴산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147호)를 비롯 천연기념물 자생지가 5개소나 된다. 천연기념물 자생지 많기로 꽃나무 중 최다다.(반면 무궁화 천연기념물은 제520호 강릉시 사천면 박씨 종중 재실 1900년대 식재된 무궁화 한 그루 뿐. 천연기념물 제521호 백령도 무궁화는 2019년 8월 천연기념물 해제됨) 미선나무는 1919년 유럽과 일본으로 건너가 훌륭한 조경수로 세계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꽃나무이지만 나라꽃이 되기에는 역사성, 친숙성 등에 약간의 모자람이 있다고 본다.

4위, 병꽃나무 (Korean weigela)
한국 원산종, 학명도 한국, 한반도 전역에 자생하는 꽃이다. 전국의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자라며 키는 2~3m에 이른다. 꽃은 긴 통꽃이며 옅은 노란색에서 점차 붉은 빛을 띤다. 병꽃나무의 이름은 길쭉한 병 모양의 열매의 생김새에서 유래했다. 내음성과 내한성이 강하고 내염성, 내공해성도 강해 어디서든 잘 자라는 편이라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병꽃나무꽃의 지리성은 개나리에 비해 손색이 없고 진달래에 비해 오히려 우수하지만 역사성, 친숙성, 상징성이 취약하다.

5위, 산이스라지(Prunus ishidoyana)
한국 원산종. 전국 산야의 척박하고 햇볕이 잘 드는 야산이나 숲 가장자리나 계곡에 자란다. 꽃은 5월에 잎보다 먼저 또는 같이 피며 꽃잎은 달갈모양의 연홍색 꽃잎이 아름답다. 정원이나 공원의 관상용 식재로 쓰이고 있다. 산앵두라고 부르는 붉고 탐스러운 열매는 잼이나 과실주를 만들며 종자는 이뇨와 완화에 효능이 있다. 산이스라지는 꽃과 꽃 이름이 모두 아름답다. 그리고 알고 보면 우리 생활에도 친숙한 편이다. 하지만 산이스라지가 나라꽃이 되기에는 2%를 훨씬 넘는 20% 이상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맨 왼쪽부터) 미선나무 꽃, 병꽃나무 꽃, 산이스라지 꽃[사진제공=강효백 교수]


6위, 목련 (Magnolia kobus)
한국과 일본이 원산종이다. 목련은 「삼국사기」에 나올 만큼 역사성도 뛰어나고 친숙성과 상징성도 뛰어나다. 가곡 목련화 가사 '~추운겨울 헤치고 온 봄길잡이 목련화는 새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에도 나온다. 북한의 국화 목란(함박꽃 나무 Magnolia sieboldii)와 같은 종이라, 남북 통일의 가교로 활용될 수도 있는 꽃나무다.

7위, 민들레(Taraxacum platycarpum) 
한∙중∙일 원산종,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음, 밟아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는 민중과 같다고 하여 민초(民草)로 비유 한국의 산과 들에 흔히 피는 다년생 풀꽃이다.

8위, 키버들(학명: Salix koriyanagi)
한국 원산, 학명 한국,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 한국 전 산야의 습지에서 무리 지어 자람.

9위, 오동나무(Paulownia coreana)
한국 원산, 평안남도 경기도 이남 자생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며 느릅나무, 은행나무와 더불어 가로수로 많이 쓰인다. 일본 내각 총리대신과 일본정부의 문장으로 쓰이고 있다.

10위, 할미꽃(Pulsatilla koreana)
한국 원산종,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 자생한는 꽃, 꽃 이름이 나라꽃으로 삼기에는 너무 노약한 어감을 준다.

11위,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한국 원산종, 아름다운 꽃이나 한국 중부 지방의 높은 산에만 드물게 자생하는 게 단점.

12위, 매자나무꽃(Berberis koreana)
한국 원산종, 한반도 중부이남 자생이라 단점

13위, 구상나무꽃(Abies koreana)
한국 원산종, 지리산 이남 자생이라 단점

14위 만리화(Forsythia ovata)
한국 원산종, 경북,강원, 황해도에 분포

15위, 왕고광나무(Philadelphus schrenkii)
한국 원산종, 한반도 중부 이북에 분포

무궁화를 제외한 3500여 한국 자생종 꽃, 나라꽃 자격 있다

<한국 원산종 식물> 69개종 명단
가시복분자딸기 · 강계버들 · 개나리 · 개느삼 · 개수양버들 · 개염주나무 · 개족도리풀 · 고광나무
구상나무 · 금강인가목 · 금강초롱 · 긴잎산조팝나무 · 꼬리말발도리 · 너도밤나무 · 노각나무 ·
단양쑥부쟁이 · 덕우기름나물 · 돌부추 · 떡조팝나무 · 만리화 · 매자나무 · 모데미풀 · 문수조릿대 · 물들메나무 · 미선나무 · 민땅비싸리 · 버들개회나무 · 병개암나무 · 병꽃나무 · 분취 · 산개나리 · 산이스라지 · 서울고광나무 · 서울제비꽃 · 선부추 · 섬고광나무 · 섬국수나무 · 섬나무딸기 · 섬버들 · 섬벚나무 · 섬새우난초 · 섬쥐똥나무 · 섬피나무 · 솔비나무 · 수원사시나무 · 숫명다래나무 · 신이대 · 쌍실버들 · 양덕고광나무 · 오동나무 · 외대으아리 · 이노리나무 · 장수만리화 · 제주산버들 · 제주조릿대 · 좀갈매나무 · 좀부추∙ 줄댕강나무 · 청괴불나무 · 큰꽃땅비싸리 ·큰산버들 · 키버들 · 풍산가문비 · 한라산참꽃나무 · 할미꽃 · 할미밀망 · 해변싸리 · 흑산가시 ·

이들 69개종의 한국 원산종을 포함한 3500여종이나 되는 한국 자생종 꽃들이 사천리 금수강산에 아름답게 피어 있다. 이들 3500여종 모든 꽃들은 대한민국 국화로서의 나라꽃 자격이 있다. 설령 3500위 맨 꼴찌 꽃이더라도 트로이 왜꽃 무궁화보다 100배 이상 대한민국 진짜 나라꽃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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