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최근 칠레에서 토목 기사로 생계를 꾸려가던 알베르토(ALBERTO,62세) 씨에게 두 딸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알베르토는 지난해 9월 극심한 피로와 황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말기 간경화와 간암을 진단 받았다. 혈전에 의한 간 문맥 완전 폐쇄와 이미 담도에도 간암이 침범해 요양병원에서 삶을 마무리 하도록 안내 받았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에서 2차례 간이식 연수를 받았던 에콰도르 출신의 간이식외과 의사 라울 오레아스(RAUL OLEAS,50세)가 알베르토에게 서울아산병원을 소개했다.
미리 연락을 받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3월 중순 알베르토의 진료기록과 영상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알베르토와 그의 가족은 한국행을 결심했고, 올해 3월 25일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입원 당시 알베르토는 간부전에 의한 황달 수치가 심하게 높았고, 대량의 복수와 혈액응고 기능 장애, 간성혼수 증상까지 보였다. 알베르토 아내와 3명의 딸 모두는 서둘러 간 기증자 적합 검사를 진행했다.
혈액형이나 조직적합성 여부가 가장 잘 맞는 사람은 첫째 딸(바바라 크리스티나,34세)과 막내딸(아니타 이시도라,23세)로 확인됐다. 지난 4월 8일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두 딸의 간을 기증받아 알베르토의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첫째 딸의 간 좌엽 기증 수술은 최소 절개 기법을 이용해 복부에 10cm 미만의 작은 절개부위만 내어 간 일부를 절제했고, 막내딸의 간 우엽 기증 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로 흉터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해 성공적으로 절제했다.
귀국을 앞둔 알베르토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한 두 딸과 오랜 기간 간병으로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서울아산병원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곳이다. 평범한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간이식팀 모든 의료진들과 간호사들은 평생 나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지구 반대편 남미 칠레에서 가까운 미국을 가지 않고 한국을 찾아온 것은 국내 간이식 수준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기술이 전 세계 간이식계의 발전을 선도하고, 전 세계 말기 간질환 환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4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