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압박 수위 높힌 北 매체…"돌이킬수 없는 후회·파멸뿐임을 알아야"

대남선전매체, 문재인 대통령 우회 지칭하며 고강도 비판 이어가

DMZ 국제평화지대화·미국산 무기구매 등 "수치스런 친미굴종정책"

북한 매체들이 한·미 군사 공조를 비난하며 대남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히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로 한반도 비핵화 대화가 다시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정부를 향한 북측의 강도 높은 비난이 이뤄졌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북남 합의에 대한 용납 못 할 배신행위’라는 제목을 논평을 게재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가 운영하는 대남 인터넷 선전매체이다.

해당 논평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를 계기로 밝힌 미국산 무기구매 계획과 관련해 “상전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동족을 겨냥한 침략 무기들을 대대적으로 구입하려 하는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처사는 북남 합의에 대한 용납 못 할 배신행위”라는 주장이 남겼다.

매체는 문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남조선 집권자’라고 지칭하며 문 대통령을 지목해 비판했다. 신문은 “얼마 전 미국을 행각한(방문한)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 무기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산 무기구입 책동으로 초래될 것은 북남관계의 파탄과 조선반도 정세 악화”라며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파멸뿐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언행이 다르면 배척을 받기 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해당 기사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지속, 미국의 전략자산 전대 등을 거론하며 “남조선당국의 무모한 북침 전쟁 연습과 동족대열책동이 오늘의 북남관계 교착상태를 더욱더 위험한 국면으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밝힌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 대해선 “조선반도 평화를 유린해 온 저들의 범죄적 정체를 가리고 민족 분열의 비극적 산물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국제화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지금 남조선당국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저들이 마치 조선반도 평화를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는 것처럼 떠들어 대고 있지만, 실제 행동들은 매일같이 입에 올리는 ‘평화’ 언사와는 너무도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수치스러운 외세추종 정책의 산물’ 제하 정세론 해설에서 한·미 간 방위분담금 협상 문제를 다뤘다. 신문은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은 곧 전쟁 비용의 증액”이라고 강조하며 “상전과 함께 우리와 군사적으로 대결하려는 위험기도”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미국이 운운하는 남조선과의 동맹은 저들의 이익 실현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꼬집고 “남조선당국은 수치스러운 친미굴종정책, 어리석고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 야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