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R&D 예산 편성 키를 쥐고 있는 강건기 연구개발투자심의국 국장을 만났다. 강 국장은 “각 정부 부처 R&D사업 예산의 배분‧조정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획재정부가 나라 살림 전체를 조정 편성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 중 R&D만큼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 연구개발투자심의국을 거쳐야만 결정된다. 강 국장은 “국가 과학기술정책과 R&D 사업 예산의 연계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는 우리가 배분‧조정한 R&D 예산을 편성해야만 하는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이미 내년 정부 R&D 예산안 배분 업무는 마친 상태다.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지만, 2020년 정부 전체 R&D 예산은 24조1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대비 17.3% 늘려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렇게 결정된 2020년 정부 중점 R&D 투자는 우리의 일상을 바꿀 5G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연구개발에 맞춰졌다. 특히 이 시대의 3대 핵심산업인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와 혁신성장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네트워크(5G)‧인공지능’ 분야에 약 2조3000억원을 중점 투자키로 결정했다.
이에 더해 △5G 융합서비스 테스트베드 구축 △차세대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 개발 △지역연계 첨단ICT 실증 등 ICT 융합 3개 분야에 약 250억원의 신규예산도 투입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콘텐츠 구축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국민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회문제 해결 R&D 예산도 강 국장의 손을 거쳤다. 재난안전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예산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약물이용범죄 사전예방을 위한 휴대용 신속탐지 기술개발’을 내년 신규 예산으로 책정, 국민 공감대를 얻는 데 주력했다.
강 국장은 전략적인 예산배분을 위한 ‘패키지형 연구개발 투자플랫폼’을 도입했다. 사업별 예산 배분 방식에서 탈피, 분야별로 ‘기술-인력양성-제도제도-주요정책’을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종합 지원하는 방안이다. 실제 올해는 자율주행차, 정밀의료, 고기능 무인기, 미세먼지 저감, 스마트그리드, 지능형로봇,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대응 8개 분야에 우선 적용해 예산안 1조원가량을 만들었다.
강 국장은 “내년엔 여기에 인공지능과 신재생에너지가 추가된 10대 분야가 패키지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들 분야 내에서는 부처 간 벽을 넘어 탄력적으로 예산이 배분 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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